미국·인니 이어 베트남·태국·인도 법인 설립 추진 필러 시장 급성장···직판 체계 구축 후 진출 가속화 서구권에선 '페이스템' 러브콜···"파이프라인 확대"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지바이오는 베트남 현지에 있는 사무실 계약을 마치고 법인장을 물색하고 있다.
인도와 태국에서는 법인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는 올해 안에 이들 지역 내 법인 설립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리상을 통하기보다는 직접 판매 경로를 확보해 빠르고 체계적인 시장 침투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지 법인이 있을 경우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운영 인프라를 구축해 현지 영업망을 자산화할 수 있고, 현지 사업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현지 니즈를 반영한 제품 개발도 가능해 사업 확대에 효과적이다. 실제로 시지바이오는 지난해 1월 인도네시아에서도 법인을 설립해 골이식재, 상처 치료 전문 의료기기 등 자사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발리에도 메디칼 에스테틱 클리닉 '뉴룩'을 설립해 동남아 지역 내 의료관광 메카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법인 설립을 통해 3D 임플란트 출력 시스템, 골대체재, 인체조직 제품 등 재생의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다.
시지바이오가 특히 동아시아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시장성에 있다. 동아시아 지역은 한국 기업들에게 신(新)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태국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건강 및 미용 관련 업종의 시장 규모가 약 2500억밧(한화 약 8조8500억원)에 달했으며, 이후 매년 15~20%가량 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 중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포함한 뷰티클리닉 시장 규모는 약 300억밧(한화 약 1조686억원)으로 연평균 10%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의료기기 시장도 오는 2025년까지 약 300억 달러(한화 약 39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인도의 경우 기업 간 판매 가격 경쟁이 치열해 파트너사를 통한 진입은 효율이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회사는 우선 필러 등 미용성형 품목 등을 필두로 동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며, 향후 외과 치료재료 품목, 뼈·척추 품목 등 기존 주력 사업으로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시지바이오의 대표 미용성형 품목으로는 히알루론산 필러 '지젤리뉴'와 칼슘필러 '페이스템'가 있다.
전체 필러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히알루론산(HA) 필러는 자연스러운 볼륨 생성에 도움을 준다는 특징이 있어 아시아 지역 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지바이오의 '지젤리뉴'는 HA 필러 시장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89% 성장했다. 회사측은 "동아시아에서도 현지 법인을 통해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미국 및 중남미, 중동, 북아프리카 등으로도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협력기구(GCC) 회원국을 포함해 중동 지역 6개국에 3년 간 약 200억원 규모로 HA 필러군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시지바이오의 스마트 공장 'S-캠퍼스'가 최근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이하 ANVISA)으로부터 BGMP(우수 제조 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했는데, 이번 인증으로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에 필러 제품들의 진출이 빨라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지바이오는 전 세계에서 칼슘필러를 생산하는 곳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체 필러 시장의 15~20%를 차지하는 칼슘필러는 체내에서 분해되는 기간이 길어 HA 필러 대비 2배 이상 긴 유지 기간을 갖지만, 또렷한 형태의 볼륨감이 강조돼 서구권 위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칼슘필러는 엘러간 '하모니카', 멀츠 '래디어스', 시지바이오 '페이스템'이 유일하다.
페이스템은 유럽, 남미, 중동 지역 등 전세계 40개국 이상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 6월에는 브라질 5대 제약사 중 하나인 시메드와 페이스템 공급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난 4월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성형외과 및 미용 클리닉 분야 학술대회 'AMWC 2023'에서는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의 국가에 페이스템을 165억 원 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회사 측은 "페이스템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각국의 유통업자들로부터 러브콜이 오고 있다. 제품 경쟁력으로 인해 수출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페이스템의 예상 매출치는 한화 약 379억원이다. 내년에는 약 706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미용성형 사업 확장을 위해 파이프라인 확대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개소한 고분자연구센터는 오는 2025년까지 성장인자 'EGF'를 함유한 차세대 필러인 'EGF 필러(가칭)'의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페이스템'의 차기 제품 및 히알루론산과 성장인자를 접목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글로벌 미용성형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시지바이오는 본업인 재생의료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 세운 법인 '시지메디텍(CG MedTech)'은 회사의 '토탈 재생의료 솔루션'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시장을 포함한 북미 시장을 개척해 나갈 시지메디텍은 미국 현지법인의 지점을 세 곳으로 나누는 전략을 택했다. 제품 상용화 전주기 전략 수립 및 임상·허가 등에 주력할 예정인 시지메디텍 본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위치한 메릴랜드주에, 연구 및 생산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그리고 영업 및 마케팅은 제품 판매의 전문조직을 갖춘 캘리포니아주에 각각 설립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미국조직은행연합회(AATB) 인증을 받은 인체조직 제품들이 빠르게 상품화돼 현지에서 영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진출 5년 내 현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고, 10년 내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며 "최근 시지바이오의 해외 매출은 2년 만에 약 100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창립 이래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수출 계약 및 해외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재생의료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설립된 시지바이오는 근골격계 조직 손상 재건에 필요한 치료재료 제조·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 지지체, 성장인자 등 재생의료 3요소에 대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 품목으로는 골대체제 '노보시스', 차세대 높이확장형 케이지 '엑센더', 유착방지제 '메디클로', 음압상처치료기기 '큐라시스' 등이 있다.
시지바이오는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20% 이상의 높은 매출 증가률을 기록해 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2019년 각각 620억원, 84억원, 2020년 714억원, 109억원, 2021년 946억원, 160억원 등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엔 자회사로 편입한 에스테틱 기업 디엔컴퍼니의 매출이 합산되며 연결기준 129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7% 성장한 수치다.
별도 기준으로도 매출액 1077억원을 기록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설립 이래 최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시지바이오는 대웅제약의 지주사인 대웅의 특수관계사다. 지난 2009년 9월 대웅이 지분을 전액 매각하며 자회사에서 제외됐지만 오너 2세인 윤재승 대웅제약 CVO(대웅제약 전 회장)가 현재까지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55.9%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블루넷은 윤 CVO의 개인회사로 알려진다.
시지바이오는 지난해 대웅의 자회사 대웅테라퓨틱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 12.3%를 취득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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