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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국 EVE, 美배터리 합작사 설립···지분 10% 보유한 의미는 IRA 혜택?

산업 에너지·화학

중국 EVE, 美배터리 합작사 설립···지분 10% 보유한 의미는 IRA 혜택?

등록 2023.09.11 15:03

수정 2023.09.11 15:28

김현호

  기자

21GWh 규모···팩카·다임러 트럭 등 3개 기업과 '맞손'지분율 3:3:3:1···자본 없이 기술제휴 맺은 CATL과 차별IRA 허점 노려···"FEOC 정의 없어 세제 혜택 기대한 듯"

중국의 IRA 우회 전략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중국의 IRA 우회 전략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중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우회하기 위해 또다시 움직였다. 전 세계 8위 배터리 제조사인 EVE 에너지가 미국에 합작사를 세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CATL에 이은 두 번째 사례인데 합작사 지분은 10% 보유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IRA 세부 지침이 완성되지 않은 점을 노리고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중국 기업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EVE 에너지는 다임러 트럭, 일렉트리파이드 파워, 팩카 등 3개 사와 손잡고 2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미국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배터리 공장 규모는 26억4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로 현지에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의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1GWh의 배터리는 전기차 1만3000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에 이번 합작사는 27만3000여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VE 에너지는 "제품은 북미 시장의 전기차에 주로 사용될 것"이라며 "이번 제휴는 개발 및 생산 비용을 낮추는 측면에서 모든 관련 당사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VE 에너지는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기업 중 하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1~7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EVE 에너지는 전체 8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점유율은 2.2%에 그쳤으나 사용량은 8GWh로 전년 동기 대비 4.8GWh 증가했다. 성장률은 주요 기업 중 가장 높은 150.9%로 조사됐다.

이번 합작사에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분율이다. 다임러 트럭 등 3개 사가 합작사 지분을 30%씩 나누고 EVE 에너지가 남은 10%의 지분을 보유하면서다. 이는 포드-CATL 동맹과 다른 전략이다. 앞서 포드는 지난 2월 자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대신 CATL이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EVE, 美배터리 합작사 설립···지분 10% 보유한 의미는 IRA 혜택? 기사의 사진

IRA 규정상 중국 등 해외 우려 집단(FEOC)이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이나 제조, 조립한 배터리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FEOC를 어느 선까지 제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CATL이 자본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기에 기술제휴 형식의 IRA 우회 전략이 나온 것이다. 업계에선 EVE 에너지도 IRA 허점을 노렸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 기업임을 뜻하는 지분율을 몇 퍼센트까지로 제한할지 정의하지 않았으나 만약 이를 10%로 제한한다면 미국도 중국 기업의 지분이 10% 이상인 곳에서는 광물을 수급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FEOC 세부 규정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대신 로열티를 수령하는 방식으로 CATL이 미국에 진출하려는 것"이라며 "EVE 에너지도 합작사 지분 10% 정도 보유하면 IRA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IRA 도입 이후 1년이 흘렀으나 FEOC 세부 정의는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업계에선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 위기가 미 행정부의 결정을 지연시켰다고 평가한다.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로 꼽히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노동자 15만명이 가입한 UAW는 이달 14일까지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4년에 걸쳐 임금 46%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FEOC 세부 정의는 올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 정치권이 지금 UAW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관련 논의가 조금씩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내년도 미 대선을 고려하면 정치권이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정치적인 이슈가 엮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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