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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투자계약증권 1호' 타이틀 노리는 조각투자···생각보다 쉽지 않네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투자계약증권 1호' 타이틀 노리는 조각투자···생각보다 쉽지 않네

등록 2023.09.28 08:00

류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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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아트 증권신고서 제출 철회 이어 열매컴퍼니 일정 연기추석 연휴 이후 노린 4파전 전개···금융당국과 소통 하에 진행 중'투자계약증권 1호' 타이틀 경쟁으로 업계 협의 난항

'투자계약증권 1호' 타이틀 노리는 조각투자···생각보다 쉽지 않네 기사의 사진

투자계약증권 1호 탄생이 추석 연휴로 미뤄졌다. '투자계약증권 1호'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여전하지만 업체들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먼저 움직인 업체들의 증권신고서가 제출 후 철회되거나 일정이 연기되는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신고서 제출이 투자계약증권 1호 탄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과 수리까지는 여전히 어렵다. 구체적인 선례와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신뢰성 있는 가치 산정과 투자자 보호 수단을 위한 방법을 각개로 모색하며 '1호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성을 인정받은 5개 업체(뱅카우·투게더아트·열매컴퍼니·테사·서울옥션블루) 중 아트투게더를 제외한 4개사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금융 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조각투자 업체들의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은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업계에서 9월 중 1호가 나올 것이라고 점쳐졌던 것에 비해 늦어진 일정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투자계약증권 도입을 위해 증권신고서 서식을 지난 7월 31일 전면 개정하고 8월에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에 증권성을 인정받은 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였지만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투게더아트가 증권신고서 제출 20일만에 철회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투게더아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 마련을 위해 철회한다는 입장이나 업계에선 상품인 미술품 가격산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 입장이 아닌 미술계 시각으로 증권신고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투게더아트가 제시한 '스테이 송'의 가격 산정 과정이다. 객관성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투게더아트가 제시한 '스테이 송'의 산정 가액은 7억9920만원으로 케이옥션에서 해당 상품을 7억2000만원에 취득, 발행 제비용을 더해 산정했다. 투게더아트는 지난 5~10년 사이 동일 작가가 그린 작품 83건을 선별해 이 중 37건을 주요 근거로 참고해 가격을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투게더아트가 '스테이송'을 모회사인 케이옥션에서 취득했다는 점이 가격 산정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모회사에서 취득 가격을 높게 산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게다가 투자자 입장에선 해당 작품에 투자시 득실을 따져볼 수 있는 명확한 기준도 제시하지 못했다. 상품이 미술품이다보니 증명이 쉽지 않은 것이다.

투게더아트가 증권성 인정에 어려움을 겪자 증권성을 인정받은 열매컴퍼니는 증권신고서 제출일정을 기존 9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 테사, 서울옥션블루, 뱅카우 역시 10월 제출을 목표로 하며 신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선 취급하는 상품의 유형이 다르다보니 업체마다 고충도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술품 업체인 열매컴퍼니, 테사, 서울옥션블루의 경우 가치 산정(기초자산평가)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열매컴퍼니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미술품 보험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미술품 가치 산정이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국내는 관련 사례와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례가 없는 상태에서 자산 감정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투자계약증권의 경우 다양한 기초자산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는 지침을 제시한 상태고 업계가 제시하는 방법론이 지침을 반영했는지 살피는 방법으로 심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통된 기준을 갖추기 위해선 업계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나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이마저도 쉽지 않다. 금융 당국의 지침을 이행하는 방법도 업체마다 상이하다. 열매컴퍼니의 경우 고객 예치금 관리기관으로 증권사나 은행을 선정한 다른 업체들과 달리 애스크로(가상계좌)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제시한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예치금 절연이 이뤄져야 하는데, 증권사는 가능하고 은행은 안된다는 내용은 없다"며 "회사 외부 기관을 통해 고객 자금을 관리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준수하는 범위라면 애스크로를 사용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금도 발목을 잡는다. 조각투자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금융당국의 증권성 판단을 기다리는 동안 새로운 투자상품을 공모하지 못해 사실상 수익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신고서 작성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수수료와 인력은 증가했다.

증권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여의치 않다. 증권사가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자문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고 조각투자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 증권 신고서가 수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제공할 수 있는 정보 역시 한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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