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축제 고층 관람·골프 레슨 등 VIP 관리 나서국내 고액 자산가 증가세···증권사 WM 실적 기대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WM 규모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2899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2분기 말 2335조원과 비교하면 약 564조원이 증가했다. 이는 3년 사이 24.15% 오른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젊은 층의 고액 자산가가 등장함에 따라 WM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20~40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의 수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의 수가 늘어나자 이들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그간 증권사들은 주요 상업지구나 유명 부촌 등지에 VIP 투자자를 대상으로 프리미엄 점포 등을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이들 투자자 관리를 위해 각종 세미나와 콘퍼런스 등의 활동을 추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월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를 위한 프리미엄 금융 서비스 'GWM 패밀리오피스'를 출시했다. GWM 패밀리오피스는 가문 단위의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회사 경영 및 승계에 관한 콘퍼런스 및 예술 분야 행사 등을 진행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9일까지 진행되는 '2023 VIP 초청 세미나'를 지난달 개최했다. 해당 세미나에서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 투자 전략 강연과 큐레이터 초청 세미나, 셰프 초청 쿠킹 클래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VVIP고객을 대상으로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NH투자증권 본사가 위치한 여의도 파크원 타워 고층에서 진행됐다. 불꽃축제 당일 100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행사 참여 투자자들은 고층에서 관람할 기회를 가졌다.
유진투자증권 또한 '챔스투자포럼'을 통해 토크 콘서트 및 유망 금융상품 소개를 진행한 바 있으며, 삼성증권은 온라인 우수고객을 대상 맞춤형 토탈케어 서비스 '에스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활용 중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VIP 투자자 대상 골프 레슨이나 골프 대회 등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안타증권은 최우수 고객 130여명을 대상으로 'VIP 초청 자선 프로암대회'를 개최, 최나연·박진이 선수를 비롯한 KLPGA 선수 45명과 각 조를 편성해 동반 라운딩을 펼쳤다. KB증권과 현대차증권 또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골프 레슨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세대의 고액 자산가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한 번 거래를 맺은 WM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증권사를 쉽게 옮기지 않아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가들의 WM 부문 실적 개선에 대한 전망에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2019년 이후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큰 신흥 부유층의 등장은 국내 WM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의 기준에 따라 수치는 다르겠으나 증권사 WM 부문 실적에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관련 이벤트로 신규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긴 어려우나 기존의 고액 자산가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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