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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인사 앞둔 롯데그룹···김상현·정준호·나영호 '유통 3인방' 거취는

유통·바이오 채널

인사 앞둔 롯데그룹···김상현·정준호·나영호 '유통 3인방' 거취는

등록 2023.10.16 16:34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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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정기 임원 인사 전망···신동빈 회장, 안정이냐 쇄신이냐2021년 첫 非롯데맨 김상현·신세계 출신 정준호 '파격 인사'지난해 성과 가시화·롯데온도 적자 줄여···안정 택할 가능성도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정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앞서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인사 폭도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롯데그룹의 경우 신 회장이 인사를 직접 챙기고 있을뿐더러, 신세계그룹과 사정도 달라 이번에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2021년 영입한 외부 인사들이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내달 중순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는 롯데건설 발(發) 유동성 위기 등으로 지연되며 이례적으로 12월 중순에 진행됐으나, 통상적으로 롯데그룹은 11월에 인사를 진행해 왔다. 일각에서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 유통 사업군에서는 유통총괄인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나영호 롯데e커머스사업부 대표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업계는 이들의 거취를 주목하는 모양새다.

그간 신 회장은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쇄신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유통군 대표 중 김상현 대표와 정준호 대표는 롯데그룹 '쇄신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신 회장은 지난 2021년 롯데그룹의 오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이때 신 회장은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4개 산업군(HQ) 체제로 개편하고 유통군 수장으로는 P&G 출신 김상현 부회장을, 백화점 대표엔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를 영입했다.

'비(非)롯데맨' 출신을 유통 사업 총괄과 백화점 대표에 각각 앉힌 것은 전례 없는 파격 인사였다. 롯데쇼핑 대표 자리에 외부 인사가 영입된 것은 42년 만에 처음으로, 그만큼 기존 '롯데맨'으로는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신 회장의 위기의식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인사가 보수적이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그러나 2015년 경영권 분쟁 이후 수년째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자 신 회장은 외부 인재를 수혈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非롯데맨을 중용한 신 회장의 선택은 1년 만에 '옳았다'는 것이 증명됐다. 롯데쇼핑이 김상현 부회장이 수장으로 앉은 지 1년 만에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다. 백화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마트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가 한풀 꺾이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국면에 접어들며 시기가 따라주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롯데쇼핑의 중장기적인 성장전략까지 내놓으면서 '유통 명가' 재건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CEO IR 행사에서 2026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기존 사업부 혁신을 중심으로 한 6대 핵심 전략을 내놓았다.

정준호 대표가 이끄는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에 매출액 3조원을 재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액 3조2320원억, 영업이익 4980억원을 기록하면서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는 다소 부침이 있지만, 정 대표 취임 전과 대비해서는 사정이 낫다. 정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내준 매출 1위 점포 탈환을 위해 잠실점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나영호 대표는 최근 롯데온 존재감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롯데온은 지난해부터 적자를 대폭 줄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손실 410억원을 기록해 전년(-95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적자 폭이 감소했다. 이달부터는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기용해 첫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버티컬 통합 멤버십을 론칭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 대표가 중장기적인 전략을 내놓고 어느 정도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 회장이 큰 폭의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정기 임원 인사의 시기나 방향성에 대해 아직까지 알 수 있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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