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난 이후 거래가 실종된 상태에서 지난 5월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8월 누계(1~8월) 기준 주택 인허가 건수는 전국 21만2757호로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하였으며 착공은 전국 11만3892호로 전년 동기 대비 5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사들까지 어려워져 인허가 건수가 줄어들었으며 인허가를 받고도 고금리에 PF 이자는 물론 금융기관으로부터 PF 자체가 어려워져 착공하지 못해 착공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 9월 26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일부 부동산 전문가와 시장에서는 정부의 공급 활성화 대책이 지금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며 그 내용을 보면 손에 잡히는 것도 없다고 말한다. 특히, 수요대책이 없다고 아쉬워한다. 그러나 부동산가격이 하락하거나 안정될 때 부동산 관련 규제정책은 해제하고 다시 가격이 오를 때 규제를 해야하며 가격이 오를 때 공급 정책을 내놓아야 중장기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안정된다.
그런데 가격이 하락할 때 규제정책을 그대로 두면 경착륙 가능성도 있지만 향후 가격이 오를 때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대책이 필요하게 되어 점점 강도 높은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어 시장을 왜곡시키게 된다. 지금과 같이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서 가격이 소폭이지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요정책보다는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내놓아야 중장기적으로 입주 물량이 늘어나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정부의 9.26 주택공급대책은 시의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도 이번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을 최근 주택공급 인허가 및 착공 위축으로 장래 수급불균형 우려가 있어 이를 개선하고자 공급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공공주택공급 확대다. 둘째, 민간 공급 활성화 방안 중 사업여건 개선이다. 셋째, 원활한 자금 조달지원이다. 넷째, 비아파트 사업지원이다. 다섯째, 도심 공급 기반 확충이다.
문제는 이번 대책을 내놓았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PF보증을 늘리고 지원한다고 해서 높은 이자를 지불하면서 건설사들이 주택공급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건축비상승 등 실질 반영률이 낮은 상태에서는 부실 공사가 있을 수 있으며 정비사업 등 시행사와 시공사 간의 다툼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건축비상승보다 시장에서 느끼는 상승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정부는 더 신경 쓰고 보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부동산시장은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과 중국발 비구위 위안 사태 그리고 미국의 고금리 정책 등으로 당분간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지난 1월 무역수지가 126.9억 달러 적자를 본 이후 적자 폭이 점점 줄어들더니 지난 6월부터는 무역수지가 개선되어 6월 11.3억 달러, 7월 16.3억 달러, 8월 8.7억 달러, 9월 37억 달러 흑자가 났다. 수치로만 보면 너무 기분 좋은 일이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이는 수출이 많이 줄었는데 수입은 더 줄어들어 불황 속 흑자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경기저점을 통과하고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물론 기저효과로 적자 폭이 줄어들거나 흑자로 전환된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호황으로 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분명 아니다.
미래가 불확실하여 수요가 위축되고 공급이 위축되면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은 불황 속에서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를 바라보는 정부로서도 당연히 장래 주택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생각해서 공급 확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9.26대책은 공급 대책으로서 시의적절한 대책이었다고 본다. 다만 앞서 언급한 몇가지 염려스러운 일들은 정부가 더 철저하게 조사하고 연구하여 보완 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물론 수요가 위축되면 그때는 수요 확대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