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지난해 약 3000억원 분식회계 혐의FI, 올해로 5년째 지분 보유···투자금 회수 시기 도달혐의 확정 시, 벨류 평가 난항···몸값 하락에 IPO도 제동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7월 회계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에만 3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부풀린 것으로 보고 장부에 대한 심사 및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 금감원은 기업공개(IPO) 계획이 있는 회사들을 상대로 회계 심사를 진행하며, 이중 반복적이거나 고의·중과실이 있는 위법 혐의가 발견되는 경우 감리 절차로 넘어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금감원의 감리에 대해 "회계법인 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았다"며 "외형 부풀리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연내 상장 준비에 나선 바 있다. 작년 3월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CS), 씨티그룹글로벌마켓 등 5개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회계 감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는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없고, 감리가 끝나더라도 분식회계 혐의가 확정될 경우 상장 절차가 사실상 엎어질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를 넘기면 3년째 상장이 지연되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은 카카오가 57.31%로 최대주주로 있으며, 2대주주는 14.31%를 보유한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만든 컨소시엄인 카키홀딩스(KHAKI HOLDINGS, LP)다. 이밖에 킬로미터홀딩스(KILOMETER HOLDINGS, L.P) 6.18%, 한국투자증권-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가 5.35%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 PEF 운용사는 약 10년동안의 펀드 운용 기간 중 5년은 초기 투자에, 나머지 5년은 회수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TPG그룹 입장에서는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5년 넘게 보유하고 있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IPO를 앞둔 카카오모빌리티가 몸값을 높이기 위해 매출 부풀리기를 했다는 점과, FI는 이를 알고도 눈감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 골목 상권 침해 논란으로 당국의 제재를 받은 데 이어, 카카오그룹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쪼개기 상장, 장기간 고금리 기조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밸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아왔다.
현재 회사의 기업 가치는 상장을 추진하던 첫 해인 2021년과 비교해 대폭 하락했다. 회사는 지난 2021년 당시 몸값이 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올해는 3조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이번 분식회계 혐의가 확정될 경우 매출 산정에 따른 벨류에이션 평가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추가적인 몸값 하락은 물론, 당분간 IPO가 불가능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방식을 재무적투자자(FI)들이 모를 리는 없었을 것"이라며 "사실상 알고도 간과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룹의 쪼개기 상장 등 부정적인 여론과 여러 문제가 맞물리면서 최소 3년간 상장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FI들의 엑시트도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자사주 매입 등 모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겠으나, 모회사와 모빌리티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 기대할 수 있는 건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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