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금지' 관련 브리핑을 열고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등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안을 발표했다. 단,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이번이 네 번째로, 앞서 2008년(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유럽 재정위기), 2020년(코로나19 위기)에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으나, 최근 고금리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를 비롯해 글로벌 투자은행(IB) 불법 공매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공매도를 전면 중단하고 전향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당국은 개인과 기관 간 대주 상환기간·담보비율 등의 차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조사 및 불법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해서도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 브리핑이 끝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현 시점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단독 행동이라는 지적'에 대해 "시장의 불안 우려와 시장이 왜곡돼 공정한 가격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공매도 금지 결정을 내렸다"며 "지금같은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관행적인 불법행위를 그대로 놔둔다면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신뢰를 유지할 수 없고, 중장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특유의 상황과 이 점을 고치지 않고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건실하게 발전하기가 어렵다"며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한테도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외에서 공매도가 전면금지된 국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공매도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많이 금지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것은 저희도 인정을 하지만, 지금 공매도 전면금지가 나오게 된 이유가 우리나라의 특이한 상황 때문에 일어난 것이고 그렇다면 굳이 해외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고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내년 상반기 이후 공매도 재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공매도를 금지한 이유는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고 해외 주요 IB들의 관행적인 불공정 거래가 계속되는 한 자본시장에서의 공정한 가격 형성이나 거래 질서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 6월에 이런 상황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여부를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탠다드상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 차입조건이 다른 것은 신용도 차이 때문인데, 이를 개선하려는 이유와 기관-개인 간 기준점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고, 현재로서는 해소됐다고 보는 입장도 있고, 그럼에도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시각도 많다"며 "그래서 이를 공론화하고 전문가를 참여시켜 어느 게 맞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이렇게 합리성이 없이 양측 간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 안 나오도록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일부터 공매도가 금지되는 경우 현재 체결돼 있는 공매도 계약의 적용에 대해서는 "현재 계약이 된 것은 일단 오늘 결정이 되고 내일부터 시행되니까 아마 소급해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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