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사업부 잇단 매각, 사업 재편 본격화'순환출자' 구조 해소 차원이라는 해석도노조 반발↑···파업 돌입에 생산 차질 우려
현대모비스가 핵심 사업부 매각에 속도를 내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사업 재편이 그룹의 오랜 숙원인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밑그림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8년 전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본 만큼, 더 우회적인 방식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램프와 범퍼 등 핵심 사업부를 정리하고 있다. 램프 사업부의 경우 프랑스 자동차 부품 업체인 OP모빌리티에 넘기는 방안을 조율 중이며, 범퍼 사업부 역시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업계에선 향후 전동화, 모듈 등 추가 사업부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매각 대상인 사업부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알짜 사업부'로 평가된다. 램프와 범퍼가 속한 부품 제조 매출은 지난해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61조1181억원)의 23.2% 수준인 약 14조원이다. 이 가운데 램프 사업부의 연간 매출액은 약 2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내부에서 꾸준한 수익을 내는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회사는 이번 사업 재편이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하드웨어 사업을 정리해 확보한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을 두고 다른 해석도 내놓고 있다. 단순 사업 재편을 넘어 그룹의 오랜 과제로 꼽혀온 '순환출자' 구조 해소와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5대 그룹 중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유일하게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앞서 8년 전에도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2018년 그룹은 현대모비스의 핵심 부품 사업부문(존속 법인)과 모듈·AS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한 뒤, 분할된 모듈·AS 부품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개편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엘리엇 등 해외 행동주의펀드의 강한 반대와 주주 반발에 부딪혀 해당 시나리오는 백지화됐다.
현재로서 순환출자 구조를 끊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정의선 회장이 기아 등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다만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현재 0.33%에 불과하다. 정 회장이 추가 지분을 매입하려면 수조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친인 정몽구 명예 회장의 보유 지분(7.19%)을 물려받더라도 막대한 상속세를 내야 한다. 이에 업계 일부에선 현대모비스 사업부 정리를 두고 개별 사업을 '쪼개기' 방식으로 매각해 기업가치를 낮춘 뒤, 향후 지분 매입에 따른 자금 부담을 줄이고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보다 수월하게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려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상장을 통해 정 회장이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21.9%) 가치를 현금화해, 향후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상황 속 현대모비스가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회사의 사업부 매각 결정으로 노조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이번 매각을 오너 일가의 승계를 위한 움직임으로 규정하고 자회사 노조가 잇따라 파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노사 갈등 추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사업부 매각 계획이 구체화되면 적절한 시점에 자회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노조와 충분히 공유하고,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편설과 관련해서는 "투자 재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비핵심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사업 운영할 것을 시장과 꾸준히 소통해왔다"라며 "그룹 지배력 강화 등을 염두에 둔 조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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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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