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證 2대주주,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최대주주와 지분율 차이 약 10.85% 수준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4일 김기수 씨와 부인 최순자 씨가 이달 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수 씨는 지난 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을 통해 다올투자증권에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회계장부의 열람 및 복사 허용과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기타 보조자를 동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은 김기수 씨의 가처분 소송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추가 자료 열람에 대한 상호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을 신청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회계장부 열람 등사 요청에 따라 지난달 27일 회계장부가 아닌 서류 등을 제외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자료를 충실히 제공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기수 씨는 지난 9월 다올증권 주식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하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한 불씨를 지폈다. 당시 김 씨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씨는 그보다 전인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 직후 다올투자증권의 주가 폭락을 틈타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2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그는 5월 9일 다올투자증권 지분 11.50%(697만949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고 지분 매입 목적을 '일반 투자 목적'으로 기재했다.
이어 보름만에 지분 2.84%(176만5680주)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14.34%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김 씨와 최대주주 이병철 회장(특별관계인 포함 25.19%)과의 지분율 차이는 약 10.85%포인트에 불과하다.
현재 김씨는 다올투자증권 주식 873만6629주(14.34%)를 보유하고 있다. 김기수 씨는 430만9844주로 7.07%를 보유 중이며 특별관계자는 부인 최순자씨 389만6754주(6.40%), 순수에셋 5만3031주(0.87%) 등이다.
시장에서는 김기수 씨의 추가 지분 매입에 따른 경영권 확보, 적대적 인수합병(M&A), 엑시트 등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되지만, 향후 김 씨가 이병철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넘기 힘든 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은 자금 형성 과정, 출자능력, 건전한 재무상태, 사회적 신용 등 다양한 요건을 심사한다. 다만 김 씨는 금융권 경력이 짧아 전문성이 부족하고,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는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법상 거쳐야 될 과정이 많고 굉장히 까다롭다"며 "개인이 단순 투자 목적에서 시작해 증권사의 대주주까지 오른 사례가 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금융회사에 대한 적대적 M&A 사례 역시 들어본적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씨는 다올증권의 지분 매입 과정에서 부인과 가족 법인 등으로 나눠서 지분을 사들였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당장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썼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을 10% 넘게 보유할 경우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다. 그러나 김기수 씨가 대주주의 요건을 충족했는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김 씨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14% 이상이지만, 김기수 씨 최순자 씨, 순수에셋의 지분은 각각 7.07%, 6.4%, 0.87%에 그치기 때문이다.
한편, 김기수 씨가 대표로 있는 프레스토투자자문은 다올투자증권의 회계장부 열람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레스토투자자문 관계자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회계장부 열람을 하지 못해 아직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추가 지분 매입에 따른 경영권 확보, 적대적 M&A, 엑시트 등 시장에서 나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부상 상황이 괜찮다면 경영 정상화를 진행해야할 것이고, 상황이 나쁘다면 당연히 엑시트를 해야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또 그는 회사의 경영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지분 추가 취득에 따라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모르겠다"면서도 크게 부인하지는 않았다.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의 경영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현황을 파악하려는 과정에서 자료 확보가 어렵고, 투자자로서 회사에 긴장감을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2대주주는 다올투자증권의 투자자"라며 "회사는 투자자에게 의무를 다할 필요가 있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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