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4개국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의 GDP 대비 비(非)금융 기업 부채 비율은 126.1%입니다. 이는 2분기보다 5.2%p 증가한 것으로,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홍콩과 중국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긴축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고금리 상태인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 기업 부채 비율 상승은 이례적인데요. 말레이시아 외에 2분기 대비 3분기 증가폭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한국은 비금융 기업의 부채 비율 급증과 동시에 기업 부도 증가율도 매우 높았습니다. 한국의 기업 부도 증가율은 약 40%로 약 60%인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국제금융협회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취약성 증가가 점차 뚜렷해지고, 이런 경향은 기업 부도 건수 증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현실을 나타내는 분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한국 경제의 심각성은 가계부채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3분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분기보다 1.5%p 떨어진 100.2%를 기록했습니다.
소폭 하락했음에도 이는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조사 대상국 중 가계부채 비율이 100 이상인 나라 자체가 한국뿐이었는데요. 이는 전국 가구들의 빚을 합친 게 국내 경제 규모 전체보다 크다는 뜻입니다.
GDP 대비 정부부채의 경우 34개국 중 22번째로 기업이나 가계보다는 나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해 증가폭이 4.7%p로 홍콩, 아르헨티나, 중국에 이어 4번째에 해당, 긍정적이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과 가계의 대출은 4분기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금리 상태에서의 대출 증가로 기업대출 연체액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빨리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심각한 위기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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