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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D현대중공업이 만든 '신의 방패' 정조대왕함, '창'도 더 날카로워졌다

산업 중공업·방산 르포

HD현대중공업이 만든 '신의 방패' 정조대왕함, '창'도 더 날카로워졌다

등록 2023.11.22 15:00

울산=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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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잠 방어 및 공격 능력 향상···2024년 말 해군에 인도격실만 500개···길이 170m·폭 21.5m 거대 규모 자랑주원호 본부장 "미래·수출형 함정 개발로 사업기반 구축"

정조대왕함, 충남함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정조대왕함, 충남함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은 방산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금보다 매출 규모를 2배 이상 늘릴 것입니다. 특수선 사업 분야만으로도 독자 운영이 가능한 '규모 경제'를 달성하겠습니다."(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

한눈에 봐도 우뚝 솟은 배들이 취재진을 반겼다. 날은 굉장히 추웠지만, 매서운 한파를 잊을 정도로 거대한 정조대왕함이 주는 위엄은 이름만큼 대단했다.

HD현대重, 함정 시장 입지 굳힌다···규모·방어 능력 '업'

정조대왕함 선상.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정조대왕함 선상.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울산 본사에서 차세대 이지스함 중 선도함인 '정조대왕함'을 언론에 공개했다. 정조대왕함은 이지스 구축함 배치-Ⅱ 1번함으로,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019년 수주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이다. 지난 7월 말 본사에서 진수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시험평가를 마친 후 내년 말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의 장점은 ▲대잠 방어 및 공격 능력 ▲우수한 핵심 전력 ▲ITT팀(Intergrated Test Team) 보유 ▲확장된 규모 등이다.

먼저 정조대왕함은 HD현대중공업의 또 다른 전력인 '배치-Ⅰ 세종대왕급 구축함'에 비해 규모가 대폭 확장됐다. 일단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m, 폭은 21.4m로 세종대왕급과 폭은 같으나 길이는 더 길다. 세종대왕급 구축함의 길이는 165.9m다. 또 세종대왕급은 7600톤(t)인데 반해, 정조대왕함의 규모는 무려 8200톤이다.

규모가 커지면서 대잠 방어 및 공격능력도 크게 향상했다. 정조대왕함에는 용량이 큰 '통합소나 체계'가 장착됐다. 이는 ▲선체 고정형 음탐기 ▲저주파 능동 예인 음탐기 ▲다기능 수동 예인 음탐기가 한데 통합된 것으로, 기존 고주파 기반 체계에 비해 탐지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전기 추진체계(HED)엔진'도 장착,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HED엔진 2대를 추가해 연료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또 회사는 국내 최초로 ITT팀을 꾸려 미국 해군의 전투체계 개발 시설 내에서 실시된 이지스 전투체계 통합시험 교육을 이수했다. 이후 ITT팀은 세종대왕함 전투체계 인수 시운전에 참여해 전투체계 통합시험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대규모 공간에 격실 500개···대잠 작전 능력 '향상'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정조대왕함에 승선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헬기 격납고였다. 이곳에는 총 2대의 헬기를 격납할 수 있으며, 바닥에 있는 레일을 따라 헬기가 움직인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얼마나 좋고 큰 헬기를 가지고 있느냐가 하나의 무기 체계 수단이기 때문에 함정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MH-60R(시호크) 해상작전헬기를 운영하면서 방어 및 공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정조대왕함에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탑재가 예정돼있어 대잠작전 능력도 함께 보유할 예정이다.

널찍한 공간에 마련된 수많은 격실도 눈에 띄었다. 자칫하면 미로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곳에는 500개가 넘는 격실이 마련됐으며, 목적에 따라 식당과 침실로 사용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300명 초)에 비해 승조원이 탈 수 있는 숫자(200명대 초)는 줄어들었지만, 무기와 장비는 더 많이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특수설계를 통해 생존성도 보장했다. 정조대왕함의 철판은 약 20㎜ 정도지만, 각각의 격실마다 철판의 두께를 달리해 충격을 받은 격실만 파손이 되도록 설계했다. 그 외의 구역은 충격을 받지 않도록 설계해 생존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함 내에는 여성 선원들을 위해 약 10% 별도 공간을 따로 마련했고, 무선 네트워크도 구축해 선원들의 편의성도 높였다. 실제 기자는 워낙 넓은 통로를 걷다 길을 잃어 한참 헤매기도 했다.

경사진 계단을 올라 함교(배를 조타하고 지휘하는 브릿지)로 나가니 각종 모니터를 볼 수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일부 상선에 자동화를 적용했으며, 함교에서도 원하는 장소로 지정하면 배가 그 위치로 자동으로 갈 수 있게끔 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아울러 이날 HD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통합디지털 관제센터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원격으로 전송받아 관리하는 관제센터다. 관제센터는 향후 저궤도 위성을 활용하고, 첨단 촬영 장비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980년 국내 최초 전투함인 울산함을 자체적으로 설계·건조한 데 이어 세종대왕함, 정조대왕함 등 현존 최고 수준의 이지스구축함을 설계·건조하고 있다. 현재는 내년 초 3200톤급 필리핀 초계함 진수를 앞두고 있으며, 22일 울산 조선소에서 기공식을 진행했다. 필리핀 초계함 2척은 내년 진수를 거쳐 2025년 필리핀 해군에 인도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975년 한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지스함(5척) ▲KDX-Ⅱ(3척) ▲호위함(12척) ▲초계함(6척) ▲잠수함(6척) ▲경비·구난함(31척) ▲지원함(7척) ▲수출함(14척) 등 총 102척의 함정을 건조한 바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미래 전장 환경에 부응하기 위한 핵심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미래형·수출형 함정개발을 통한 방산 수출을 지속 확대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글로벌 함정시장에서 HD현대중공업의 명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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