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익 최대지만비은행계열사 순익·의존도 감소로 '한숨'임기 2년 차,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본격화
'빛바랜' 최대 실적···비은행계열사 경쟁력 제고 필요
NH농협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2조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717억원보다 3.7%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농협금융의 표정은 밝지 않다.
3분기(3991억원)만 놓고 본다면 전년동기(6212억원) 대비 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올 상반기까지 당기순이익 기준 금융지주 '4위'에 오르며 우리금융지주를 꺾었지만 한 분기만에 다시 5위로 내려앉았다.
3분기 실적 하락은 은행만 아니라 주요 비은행 계열사 중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해서다.
농협은행은 올해 3분기 전년보다 33% 감소한 35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3분기 순손실로 돌아섰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각각 57억원, 46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각각 125%, 436%가 하락한 셈이다. NH농협캐피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한 20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비은행계열사의 실적 비중은 더욱 감소했다.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71.9%에서 올해 73.8%까지 올랐다. 그만큼 비은행계열사들의 비중이 줄었다는 뜻이다.
비은행계열사 강화 없이는 그룹 전체 실적 성장이 어려운 만큼 임기 2년 차를 맞는 이 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 2년 차, 디지털 경쟁력 높이고 글로벌 확장 본격화 해야
이 회장은 최근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 지난달 'NH올원뱅크 미래 비전 선포식'에서 그는 "초일류 역량 내재화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 중심의 슈퍼플랫폼 역량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며, 고객 만족을 넘어 감동의 아이콘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면서 NH올원뱅크를 슈퍼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NH올원뱅크를 통해 고객들이 금융 서비스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 변화 체계를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지난 2016년 8월 출시한 NH올원뱅크는 농협금융 계열사들이 참여·개발한 모바일플랫폼이으로 출시 7년 만에 가입고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힘써왔다. 농협은행의 디지털 관련 부행장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려 디지털전환(DT)부문을 신설하고 DT부문 내 '프로세스혁신부'도 추가하는 등 새로운 판을 짰다.
'농협금융 모바일 앱 경쟁력 평가 외부용역'을 공시한 것도 모바일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부문 강화도 이 회장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신경(신용·경제 부문) 분리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 금융그룹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했다.
전임 회장 때인 지난 2021년 중국 베이징 지점 최종 인가를 받으면서 중국 진출에 성공한 이후 코로나19 때에도 글로벌 시장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다만 농협금융의 해외 진출 성과를 보면 현재 총 10개국에 21개 네트워크(법인·지점·사무소)로 신한금융(20개국 169개), KB금융(14개국 697개)에 비해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이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11개국에 27개 네트워크를 구축, 글로벌 이익 비중을 10%까지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10개국 해외 점포장이 참석한 '2023 글로벌 신년 간담회'에서 "올해는 농협금융의 글로벌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인력 관리체계 정비에 관심을 두고 추진해 전문성을 강화해 다른 금융그룹과 차별화된 금융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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