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19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HMMR) 지분 매각 안건에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업체인 아트 파이낸스와와 공장 지분 매각 관련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상하고 있다. 다만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AS 서비스 운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매각설은 올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현대차 공장 인수 기업은 국내(러시아) 기업이 될 것"이라고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 매각을 결정한 직접적인 배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판매 부진이다. 앞서 토요타, 르노, 닛산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고, 중국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상태다. 현대차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중국업체에 내준 점유율을 다시 뺏어오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연방 통계청인 유럽비즈니스협회(AEB)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0.05%를 밑돌고 있다. 지난 8월엔 6대에 그치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생산을 일시 중단한 뒤 10월 1일부터는 공장 문을 완전히 닫았다. 공장 가동중단에 따라 2500여명의 생산직 가운데 2200명 이상이 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230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227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지난해 2010년 축구장 약 270배 면적 규모로 지어졌다. 3년 전엔 인근의 GM 공장까지 인수해 생산능력을 30만대까지 확대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1위(28.7%)를 차지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