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AI 시대 핵심은 '메모리'···기술 리더십 확립"

8일(현지시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CES 2024가 개최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생성형 AI(인공지능)'의 보편화로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시스템 발전 속도에 맞춰 최적화된 제품을 공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8일(현지시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 전날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곽노정 사장은 ICT 산업이 PC·모바일을 넘어 클라우드 기반 AI로 급속히 발전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로 소통하는 이른바 '인공일반지능(AGI)'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는 AGI가 스스로 끊임없이 데이터를 생산하며 학습과 진화를 반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AGI 시대 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로 '메모리'"라고 설명했다.

특히 곽 사장은 "과거에는 CPU와 메모리 사이 하나의 경로를 통해 데이터 전송을 순차적으로 반복하는 구조였는데, 이는 인공지능을 통해 발생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AI 시스템에선 수많은 칩과 메모리를 병렬 연결해 대량의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AI 시스템의 성능 향상 여부는 메모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곽 사장은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게 AI 시대에 메모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라며 "이 패러다임은 오랜 시간 동안 용량과 속도, 대역폭이 향상돼 온 메모리의 발전 방향과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용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HBM) D램 제품 HBM3와 HBM3E, 최고 용량 서버용 메모리인 하이 캐파시티 TSV DIMM, 세계 최고속 모바일 메모리 LPDDR5T, PC와 서버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메모리 모듈 제품 DIMM 등 초고성능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AGI, 데이터센터, 모바일 그리고 PC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메모리 센트릭 AI 시대'를 이끌고 있다"면서 "고대역폭 기반 HBM4와 4E, 저전력 측면의 LPCAMM, 용량 확장을 위한 CXL과 QLC 스토리지, 정보처리 개선을 위한 PIM까지 혁신을 지속하며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AI 시대 다양해지는 요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곽 사장은 "용량과 전력 효율, 대역폭과 정보처리 기능 등 요구에 대응하고자 SK하이닉스만의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AI 메모리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각각의 니즈와 최적으로 융합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곽 사장은 경기도 용인 415만㎡ 부지에 약 12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생산기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도 소개하며 세계 최고 메모리를 적기에 공급하겠다고 역설했다.

곽 사장은 D램 가격 반등에 따른 1분기 흑자 전환 전망 등에 대한 견해도 공유했다. 그는 "D램의 경우 시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수요가 많은 제품을 최대한 생산하고 취약한 부분은 조절할 것"이라며 "낸드는 상대적으로 개선 속도가 느리지만 최악 상황은 벗어나는 것 같으니 시황을 보면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곽 사장은 "기술과 제품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훨씬 높이면 현재 100조원 정도인 시가총액이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3년 내 도전해볼 만한 목표치를 200조원 정도로 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