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짜뉴스 소동···SEC 공식 SNS 털렸다

10일 새벽 SEC X 계정에 "ETF 승인 완료" 트윗 등장

외신 긴급 타전···게리 겐슬러 "X 해킹 따른 가짜뉴스"

전문가 "뉴욕 기준 10일 오후 4시에 ETF 승인 발표"

그래픽=박혜수 기자

비트코인 현물을 추종 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마침내 미국 금융당국의 정식 승인을 얻었다는 내용의 뉴스가 삽시간에 퍼져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술렁였다. 그러나 확인 결과 가짜뉴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난데없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뉴스에 비트코인 가격은 불확실성의 해소 영향으로 일시 급락했으나 소동이 진정되면서 다시 회복되는 모양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식 X 계정은 9일 "비트코인 현물 ETF가 공식 승인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로이터 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 등 해외 유수의 통신사들이 이를 긴급 타전했다.

그러나 단순히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고 SEC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내용만 있었고 정확히 어떤 자산운용사가 승인을 신청한 ETF가 승인됐는지에 대한 세부 내용은 없었다.

통상적으로 SEC가 특정 금융 상품에 대해 승인이나 거부 의사를 나타낼 때는 공식 문서 등을 통해 공표하는 것이 관례다. 승인을 앞둔 비트코인 현물 ETF 역시 SEC 측이 서류에 승인 날인을 하고 이 내용을 SEC 공식 홈페이지에 문서 형태로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사회관계망(SNS) 계정을 통해 이 내용을 알린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꼽혔다.

해당 보도 직후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SEC의 공식 X 계정이 해킹당했다"며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CNBC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 역시 SEC 관계자발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트윗은 가짜뉴스"라고 해명했다.

이어 미국 유력 IT 매체 테크크런치 등도 "SEC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결과 공식 X 계정이 해킹에 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트윗은 SEC 임원이나 직원이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SEC는 처음 트윗이 등장한 후 1시간여 만에 논란의 트윗을 삭제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누군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관련 내용을 실수로 올렸다가 출고된 것 같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는 1월 10일 오후 4시(현지시간, 한국시간 기준 1월 11일 오전 6시) 쯤에 발표될 것이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SEC에는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반에크, 인베스코·갤럭시, 위즈덤트리, 피델리티, 비트와이즈, 발키리, 아크인베스트-21셰어즈, 프랭클린 템프턴, 해시덱스, 글로벌 X ETF, 판도 에셋 등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SEC는 9개 자산운용사가 제출한 공식 문서 일부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SEC가 공개한 서류는 증권법 규정에 따른 규칙 변경 내역 확인 서류인 '19b-4s' 문서로서 이 문서의 외부 공표는 ETF 승인을 위한 일종의 절차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짜뉴스 소동의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은 일시 급락했다. 10일 오전 2시경까지 6300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가짜뉴스 유포 직후 610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소동이 진정되면서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

10일 오전 8시 15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53% 내린 6202만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