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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유럽발 전기차 출혈경쟁···현대차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산업 자동차 NW리포트

유럽발 전기차 출혈경쟁···현대차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등록 2024.01.23 13:22

박경보

  기자

중국 견제 나선 EU, 보조금 폐지로 전기차 '속도 조절'현대차·기아, 전기차 성장 둔화 속 유럽 점유율 하락세일단 가격 인하가 '답'···현지생산 확대·HEV 공략 제언도

유럽발 전기차 출혈경쟁···현대차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기사의 사진

유럽연합(EU)이 보호무역주의를 한층 강화한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공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독일 등 주요국이 자국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출혈경쟁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하면서도 현지 생산 확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등으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22일 완성차업계와 하나증권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4.5%(57만2297대), 4.2%(53만417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0.4%씩 줄어든 수치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3%씩 증가했지만 경쟁사들의 성장세가 더 가팔랐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 둔화는 유럽 점유율 축소의 배경이 됐다.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기차 점유율은 2021년과 2022년 한 때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엔 1월 8.9%를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유지했다. 1월과 4월(8.1%), 7월(7.2%)을 제외하면 전기차 점유율은 매달 6%대에 머물렀다.

독일 등 보조금 지급 중단에 전기차 판매 급감···테슬라도 휘청
다만 전기차 판매 부진은 현대차‧기아만의 일이라고 보긴 어렵다. 지난해 12월 유럽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 급감한 29만400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기차 비중(28.1%)도 전년 동기 대비 9.4%P나 떨어졌다. 특히 전기차 전문업체인 테슬라의 월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나 감소했고, 시장점유율(3.7%)도 1.4%P 하락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건 주요국이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서다.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독일은 지난해 말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고, 영국과 스웨덴 등도 보조금을 없앴다. 프랑스도 전기차 생산과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조금 혜택을 축소했다.

유럽 국가들의 잇단 보조금 폐지는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안팎에 따르면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유럽 점유율은 내년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확보한 중국 업체들에 맞설 시간을 벌기 위해 전기차 보급 속도를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국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각 전기차 제조사는 '파격 할인'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독일에서 모델Y 롱레인지와 모델Y 퍼포먼스의 가격을 5000유로(730만원)나 인하했다. 이는 기존 판매가격 대비 각각 9%, 8.1%씩 내려간 수준이다. 테슬라는 프랑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에서도 최대 10% 이상 가격을 인하했다.

유럽발 전기차 출혈경쟁···현대차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기사의 사진

"전기차 점유율 지켜라"···유럽서 최대 30% 이상 할인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른 중국 BYD도 최근 독일에서 전기차의 판매 가격을 최대 15%가량 인하했다. 유럽 시장 판매 1위인 폭스바겐도 'ID' 시리즈의 가격을 최대 30%가량 내리면서 출혈경쟁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도 유럽 시장에서 아이오닉5, EV6, 코나 일렉트릭 등 주요 전기차의 가격을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도 현대차‧기아가 당분간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가격 인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유럽에서 판매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위기'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점유율 축소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라며 "일단은 테슬라와 BYD가 주도하는 가격경쟁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전기차 시장 1450만대 가운데 950만대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며 "제네시스부터 캐스퍼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세그먼트별로 가성비 있는 모델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중국차 반보조금 조사 결과 중요"···전기차 대안도 찾아야
또 일각에선 유럽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현지 생산 체제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현대차는 체코, 기아는 슬로바키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만 현지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코나 일렉트릭 등 일부 모델에 한정돼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럽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지고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중국업체와 경쟁하기엔 쉽지 않다"며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과 달리 유럽 시장에선 크게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기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유럽의 반보조금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업체에 제재가 가해질 경우 현대차‧기아에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특히 현지에서 저렴하게 생산하는 등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당분간 전기차 시장이 둔화될 유럽에서 하이브리드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이브리드차가 주력인 토요타는 지난해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88만8770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6.9%)은 0.2%P 떨어졌지만 현대차‧기아보다는 판매량을 큰 폭으로 늘렸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유럽은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모두 갖춘 중국 업체들이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집어삼킬까 우려하고 있다"며 "전기차 산업 경쟁력이 테슬라나 중국 업체에 못 미치다 보니 보조금을 없애고 전기차 보급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는 여전히 가격이 높고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점에 노출돼 있어 대안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친환경 차 라인업을 보유한 현대차‧기아는 유럽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하이브리드 시장 공략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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