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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깜깜이 심사' 포스코 후추위, 귀와 입 열어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깜깜이 심사' 포스코 후추위, 귀와 입 열어야

등록 2024.01.25 15:38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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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가 차기 회장 후보 선출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숏리스트 후보 12명을 선발했고, 최종 후보 명단인 파이널리스트 인선 작업도 한창이다. 안타깝게도 후추위에 대한 논란도 증폭 중이다.

후추위 논란의 핵심은 '신뢰성'과 '공정성'이다.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을 맡은 후추위 멤버 전원이 최근 배임 혐의로 무더기 입건되면서다. 후추위는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 관계자 16명은 최근 업무상임 배임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함께 조사 중이다.

이들의 혐의는 회사 비용 불법 집행이다. 작년 8월 캐나다에서 열린 해외 이사회에서 6억80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사규에 따르지 않고 불법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논란이 불거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신뢰와 공정성을 담보로 회장 선출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후추위가 이 덕목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후추위 해산 가능성은 물론, 선출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중이다.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자 후추위는 즉각 지적을 받아들인다며 빠르게 대응했다. 하지만 이 밖의 모든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무반응에 가까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후추위는 현재 명단에 대한 모든 과정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롱리스트와 숏리스트 선정 과정은 물론, 후보에 어떤 인물이 올랐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또 후보들의 기준을 평가하는 자문단의 구성은 물론, 이들이 어떤 기준으로 후보들을 평가했는지도 전혀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

이른바 '깜깜이 심사'다. 한 그룹의 수장을 뽑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인사 검증 과정을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명단은 물론, 선정된 인원이 어떤 강점으로 리스트에 올랐는지, 떨어진 인원은 어떤 부분이 부족해 선발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결국 공정성을 어긴 후추위 자문단이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후추위는 논란 후 차기 회장을 투명하게 선출하고 공정성을 더욱 높이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되려 선출 작업을 진행하는 후추위 멤버 전원이 수사 대상에 이름을 올려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공정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후추위의 자격에 물음표를 던진다.

특히 이러한 비공개 행보는 최악의 경우 최종 1인의 회장 후보가 나와도 포스코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반대에 선임되지 못할 수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후추위는 이달 말 한 자릿수 대 파이널리스트를 공개한다. 하지만 남은 행보에도 신뢰와 공정성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비공개 과정이 아닌 귀와 입을 열어 구체적인 인사 검증 과정을 알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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