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세보다 싼 임대료 '어르신 안심주택' 도입···매년 3000가구 공급의료·편의시설 갖춘 역세권입지 각광···외진 실버타운·요양병원 옛말 된다업계도 시니어상품 경쟁···호텔급 '시니어 레지던스' 비싼 가격에도 성황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654만명 수준이던 고령인구는 올해 993만명으로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18.4%를 차지한다. 통계청에선 2040년이면 고령인구 비중이 34.4% 수준까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인구가 늘어난 반면 주거만족도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2021년 주거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고령자가구의 주거만족도는 일반가구에 비해 23%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묻는 질문엔 ▲주택구입자금대출(25.7%)과 ▲주택개보수자금대출(19.8%)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근엔 고령인구 맞춤형 주거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식사와 가사서비스,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양로시설과 노인공동생활가정의 입소율은 매년 떨어져 2021년 기준 63.37%와 58.06%에 그쳤다. 반면 노인복지주택은 93.03%로 높은 입소율을 기록했다.
관에서도 복지주택 공급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1000가구 이상의 '고령자복지주택'을 공급해 2027년까지 5000가구를 준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만 65세이상 고령자로 생계급여나 의료급여수급자(1순위)나 소득이 부족하고 자산이 2억5500만원 이하인 경우에 신청할 수 있다.
시설의 위치도 외곽지역에서 도심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시는 병원 근처나 역세권에 '어르신 안심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2027년 첫 입주가 목표다. '65세 이상 무주택 어르신 1인 또는 부부가구'를 대상으로 민간, 공공으로 유형을 나눠 공급한다. 전체 주택 호수의 20%는 분양주택으로 공급하고 임대주택의 경우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한다. 역세권 350m 또는 간선도로변 50m 이내, 보건기관과 2·3차 종합병원 인근 350m 이내에서 사업을 추진한다.
기업들은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시니어 레지던스'나 '시니어주택'을 개발해 '노심'(老心)공략에 나섰다. 인기가 있는 곳은 대기기간만 3~5년이 걸리고 건강상태나 자산 등에 대한 심사를 통과해야한 입주할 수 있다. 시공도 대형건설사가 맡는 모습이다.
건국대학교 산하 기업인 건국AMC가 2006년에 공급한 '더 클래식 500'은 고급 시니어 레지던스의 시초로 꼽힌다. 광진구 자양동에 지하 6층~최고 50층 규모의 시니어타운으로 건국대학교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의를 비롯한 전담 건강관리팀이 상주한다. 호텔식 생활서비스, 스파&피트니스 서비스, 커뮤니티 서비스, 식음&연회 서비스도 제공한다. 금호건설이 시공했다.
롯데건설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지하 6층~지상 15층, 4개동, 810가구 규모의 'VL르웨스트'를 짓고 있다. 호텔급 컨시어지와 대학병원 등 전문 의료 기관과 연계한 진료서비스와 종합건강검진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MDM그룹은 오피스텔과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을 결합한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을 짓고 있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총 1378가구 중 536가구가 노인복지주택이다. 식사제공과 하우스키핑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호사가 상주하면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급 시니어 레지던스는 가격도 만만치 않다. VL르웨스트의 경우 보증금이 최소 6억원에서 최대 22억원에 달한다.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도 보증금이 5억5000만~7억9500만이고 월생활비가 190만~320만원에 달한다.
다만 노인복지주택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노인복지주택은 2021년 기준 전국 38개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주거유형과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서령 경희대학교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노인복지주택은 법적으로 분양을 할 수 없어서 임대료와 서비스 제공비용 만으로 수익을 올려야 해 중산층이하 고령인구가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형 시설위주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해외사례를 참고해 다양한 형태의 시니어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고, 현 거주지에서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받는 AIP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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