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5000억원 달성 '실패'···수익성은 회복세권원강 회장, 복귀 후 내세운 첫 전략 '치킨 값 인상'프리미엄 표방하는 교촌, 올해도 수익 중심의 내실 경영
다만 이에 대해 권원강 회장은 자신의 경영 철학인 '내실 경영'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자평했다. 교촌은 올해도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수익성 중심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3년 전 매출(4476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교촌의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선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다. 교촌에프앤비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년 대비 181.9% 증가한 24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교촌은 2022년 영업이익이 78.2% 대폭 감소한 8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작년 영업이익을 회복하면서 영업이익률은 2022년 1.7%에서 5.6%로 회복했다.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0.3% ▲2020년 9.1% ▲2021년 8%로 서서히 감소세였다. 지난해의 경우 이전의 영업이익률 절반 수준까지 회복한 모습이다.
교촌에프앤비의 수익성이 개선된 건 치킨 값을 올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교촌은 지난해 4월 경쟁사인 bhc·BBQ 등보다 선제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주요 치킨 가격은 최대 3000원 인상됐다.
당시 교촌이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소비자 불만이 거세게 일었다. 치킨업계 1위인 교촌이 그동안 가격 인상과 배달비 도입 등 가격 인상을 선제 진행하며 인상 분위기를 이끈 데다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 가격이 치킨 값 심리적 저항선인 '1마리 2만원'을 처음으로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재 허니콤보 가격은 2만3000원으로 BBQ 황금올리브(2만원)보다 가격이 15% 높고, 작년 말 가격을 올린 bhc 뿌링클(2만1000원)보다도 비싸다. 당시 교촌은 가격 인상 이후 자사앱을 통해 인상된 값만큼의 할인 행사 등을 진행했으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 실적은 교촌이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감소한 걸로 풀이된다. 다만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실적을 '회복'으로 평가한다. 권원강 회장의 경영 철학대로 가맹점 확장을 통한 외형 성장이 아닌 가맹점 수익 우선의 내실 경영이 드러난 성과라는 설명이다.
교촌의 창업주인 권 회장은 지난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는 교촌이 지난 2019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친인척 갑질 논란에 휩싸여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지 약 4년여 만이다. 권 회장은 2022년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모습을 드러냈고, 작년부터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교촌의 가격 인상은 권 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처음 내세운 경영 전략이다. 그러나 교촌은 업계의 '치킨플레이션'을 선도한다는 비난과 함께 가맹점 매출이 약 10% 하락하는 등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에 교촌은 지난해 9월 송종화 전 교촌에프앤비 사장을 부회장으로 복귀시켰다. 송종화 부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 상무와 사장을 지내며 교촌의 성장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재직 당시 교촌을 전국구 브랜드로 한 단계 상향시키고,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과 허니시리즈 출시 등 굵직한 성과를 마련한 바 있다.
올해도 교촌은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지속할 전망이다. 교촌이 외식 신사업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표방하고 고가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교촌은 신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교촌필방을 오픈하고 업계 최초로 닭 오마카세인 '치카마세'를 선보였고, 올해는 한식 브랜드 '메밀단편'을 개점했다.
다만 교촌에프앤비는 프리미엄 전략이 아닌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과 함께 새로 선보이는 신규 외식 사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상향시키기 위함이라는 말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올해는 혁신과 내실 경영에 집중해 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기반으로 '교촌필방'과 같은 차별화 콘셉트 매장, 기존 시장에 없던 제품, 새로운 맛을 반영한 혁신 메뉴 개발 등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