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6174억···창사 14년 만 첫 연간 흑자매출도 30조원 고지 넘어서며 유통 선두 주자 올라혜택 무장한 '와우', 1400만 유료 회원 '록인 효과'
작년 매출 31조원·영업익 6174억원···첫 연간흑자
쿠팡이 2010년 8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거뒀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31조8298억원, 영업이익은 617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28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영업이익 4억7300만달러(약 6174억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은 243억8300만달러(약 31조8298억원)로 전년 대비 20% 증가해 원화 기준 30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2021년 14억9396만달러(약 1조709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쿠팡은 2022년부터 분기 흑자를 내며 흑자 달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기록한 후 6분기 연속 흑자를 내다 지난해 첫 연간 흑자전환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작년 4분기 매출은 65억6100만달러(약 8조655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억3000만달러(약 1715억원)를 기록해 51% 급증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다년간의 투자와 끈기, 인내가 필요한 과감한 시도이자 새로운 역량이 바로 로켓배송"이라며 "성공이란 결실로 이어지며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했고, 트레이드오프(tradeoff·양자택일)하는 구조를 깨고, 고객 '와우' 경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며 "상품·가격·서비스 전반에 거쳐 고객에게 '와우'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성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와우 회원 '1400만명'···"매분기 고객 증가 빨라지고 있다"
쿠팡의 충성고객은 든든한 뒷배가 돼 실적 증대를 도왔다. 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입한 활성고객 수와 유료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회원 수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 및 배송 경쟁력,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인 쿠팡이츠 할인 등을 내세운 고객 록인(Lock-in) 전략이 주효했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활성고객 수는 2100만명으로 1년 전(1811만명)보다 16% 늘었다. 이는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고객증가율이다. 쿠팡의 분기별 고객 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지난해 1분기 5%에서 2분기 10%, 4분기 16%로 가파르게 뛰었다.
월정액 요금을 내고 쿠팡의 로켓배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와우 멤버십 회원은 1년 사이 27% 늘어난 1400만명을 기록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와우 멤버십이 회원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하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1인당 매출도 상승했다. 지난해 말 1인당 매출은 전년 대비 3% 오른 312달러(약 41만1600원)로 집계됐다. 특히 각 연도의 고객집단이 이듬해 지출을 평균 15% 늘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석 창업자는 "가장 오래된 코호트(고객 집단)를 포함해 모든 연간 코호트의 지출은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쿠팡의 고객집단은 지속적으로 쿠팡의 다양한 혜택과 카테고리로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와우 멤버십의 혜택인 쿠팡이츠 할인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주문량이 2배 늘었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매달 신규 고객을 확보해 높은 고객 유지율을 지속했다"며 "입점업체 유치 프로모션 같은 일회성 투자가 만료되면서 쿠팡이츠가 미래에 현금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한 카테고리에서의 소비가 다른 카테고리 소비를 촉진하듯 쿠팡이츠를 자주 사용하는 고객은 더 높은 제품 커머스 지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커머스·성장사업 고른 성장세···"대만에 거는 기대 커"
또 쿠팡은 지난해 최대 실적이 유통시장 둔화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핵심사업인 제품 커머스 부문과 성장사업이 모두 고성장세를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선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로켓그로스 등 제품 커머스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235억9400만달러(약 30조7998억원)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김 창업자는 "가장 규모가 크고 잘 자리 잡은 사업인 제품 커머스의 수익성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기록적인 순이익과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했고,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7%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대만·쿠팡플레이·쿠팡페이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7억8900만달러(약 1조299억원)로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김 창업자는 특히 해외 신규시장인 대만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로켓배송·직구를 론칭한 대만은 성장과 규모, 영향력 측면에서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2022년 10월 대만 로켓(배송) 론칭 후 현지 고객과 매출이 지난해 2개 분기(3~4분기) 동안 2배 증가하는 등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이는 한국에서 로켓 출시 후 같은 기간 경험한 성장률 등을 넘어서는 수치"라고 했다.
그러며 한국에서의 기술력과 노하우 등을 지렛대 삼아 한국보다 대만에서 더 빠른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범석 창업자는 지난해 말 인수한 글로벌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미 발표한 투자금 외에 추가 투자 없이도 파페치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는 길이 열렸다"며 "몇 년 후 쿠팡이 어떻게 파페치를 명품 패션에 대한 고객 경험을 변화시키고 쿠팡의 전략적 가치를 담았는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창업자는 "성장사업에 4억5000만달러(약 5996억원) 이상을 투자한 후에도 지난해 잉여 현금 흐름 창출액은 18억달러(약 2조3963억원)에 달하고, 현재 현금 보유 잔액은 55억달러(약 7조3221억원)가 넘는다"고 했다.
또 "지난해 주당 잉여 현금 흐름도 크게 확대됐다. 주식 수는 1.3%만 증가했고, 주식 희석 비율은 상장한 해를 포함해 상장기업이 된 이후 3년간 매년 1% 가량을 유지했다"며 신규 발행 주식 수가 적은 만큼 주당 가치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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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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