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 가격 5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치 기록해금 현물 ETF 순자산도 최고치···올해 들어 342억원 성장전문가들 "금리 인하 방향성 불확실···단기 조정 주의해야"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장중 9만2530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금 가격의 급등은 국제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올해 4월물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2100달러를 넘은 데 이어 지난 7일까지 연달아 최고 가격을 갈아치웠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연준이 6월 이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된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가 좋지 않자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다시금 높아지면서 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동 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늘었고,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금 가격을 상승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외환보유고 중 금 보유량은 15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
금 가격이 오르면서 금 ETF에도 자금이 쏠리고 있다. 국내 유일한 금 현물 ETF인 'ACE KRX 금 현물 ETF'의 순자산은 지난 5일 1400억원을 돌파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순자산 500억원대였던 것에 비해 1년 동안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연초(1월 2일) 1103억원에서 두 달 여 만인 지난 7일 1445억원이 되기까지 342억원이 올해 새로 유입된 셈이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ACE KRX 금 현물 ETF를 136억원 순매수했다.
금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금 가격의 상승이 이어지려면 실질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두 가지 요소 모두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면 미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그 폭이 크지 않고 경기 침체 우려도 제한돼 금 가격이 일방적으로 오를 장세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금 가격은 연말까지 강보합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나, 현재 가격은 밴드 상단에 근접한 것으로 보여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 7일 파월 미 연준의장은 연내 정책금리 인하는 가능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에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하다 강조했다"고 지적하며 "당장 추가적인 비중 확대보다는 조정 시 매수하는 보수적 접근을, 귀금속 섹터 내 상대적으로 소외된 금광 기업들을 되돌아볼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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