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떠난 김봉진의 첫 사업 '뉴믹스커피'···성수동 상륙가장 한국 다운 음료 '믹스커피', 한국 입맛 글로벌화 목표
14일 오전 11시 50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공식 영업을 시작한 '뉴믹스커피' 앞에서 만난 김봉진 배달의민족 전 의장은 아이처럼 설레는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뉴믹스커피는 김봉진 전 의장이 창업한 '그란데클립'이 처음으로 선보인 사업이다.
그란데클립은 '클립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것에서 가치를 찾아낸다'는 의미를 사명에 담아 창업한 기업이다. 창업 멤버 대다수는 김 전 의장과 10년 가까이 손발을 맞춘 우아한형제들 출신이다.
특히 뉴믹스커피 기획을 총괄한 김규림 그란데클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대학교 4학년 당시 배민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10년 이상 일하다 합류한 초창기 멤버다.
뉴믹스커피의 지향점은 '뉴 코리안 스타일 커피'다. 그란데클럽이 믹스커피에 도전한 이유는 가장 '한국다운' 음료라는 이유에서다.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미국의 아메리카노가 있다면 한국에는 믹스커피가 있다는 구상 아래 '커피는 타 먹는 것'이라는 콘셉트로 탄생했다.
김봉진 전 의장은 뉴믹스커피의 해외 진출을 꿈꾼다. 그는 "기본적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브랜드로 생각해보고 있어요. 뉴믹스커피의 첫 해외 진출 국가로는 싱가포르로 생각하고 있고, 결국엔 미국을 가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이 해외 첫 진출 국가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은 믹스커피 특유의 달달한 맛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처음 선보이기 적합하다고 평가해서다.
특히 그는 '뉴믹스'의 차별화를 위해 한국적인 맛을 더했다. 가장 기본 메뉴인 믹스커피 외에도 볶은쌀·군밤·녹차 맛 커피와 슬러시 커피 등 운영하는 이유다. 한국인 입맛에 익숙하고 대중적인 맛을 글로벌화 하는 방향으로 메뉴를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김 전 의장은 "한국적인 것 중에서도 옛날 감성이 담긴 맛을 구현하려고 합니다. 믹스커피는 더위사냥, 볶은쌀은 아침햇살, 군밤은 바밤바가 생각나는 것처럼, 제가 계속 요청하고 있는 신메뉴는 바나나킥이나 바나나맛우유가 연상되는 커피 같은 건데, 신메뉴도 계속 구상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뉴믹스커피가 성수동에 1호점을 낸 배경도 한국의 '힙'한 요즘 감성을 담기 위해서다. 뉴믹스커피 1호점은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3평 남짓 공간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의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해 빠르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2호점은 오는 6월 북촌에 선보일 예정으로, 최근 부동산 계약을 마치고 현재 매장 인테리어 등을 기획하는 단계다.
김 전 의장은 그란데클립을 창업한 계기에 대한 질문에 '오랫동안 재밌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우아한형제들을 나오면서 배달의민족 같은 대기업이 아닌 알찬 중소기업을 여러 개 만들겠다는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 답변이다. 특유의 뿔테 안경에 편안한 옷차림,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난 그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잔뜩 신난 모습이었다.
그란데클립은 뉴믹스커피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란데클립은 6개 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향후 각각의 팀에서 일상을 바꿀 수 있는 사업을 창업해 선보인다는 포부다. 주요 사업인 IT 서비스를 기반으로, 식음료(F&B) 사업과 장난감 프로젝트 등 다방면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전 의장은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 시장의 수요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K-푸드와 K-콘텐츠 등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라고 판단해서다. 그란데클립 멤버 역시 배민의 해외 사업팀이 해체된 이후 재구성된 멤버가 주를 이룬다.
그는 "일단 (브랜드 콘셉트는) 성수동에서부터 시작이 될 거 같아요. 이 이야기를 가지고 또 다른 이야기를 풀게 될 겁니다. 북촌도 재밌게 구상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재밌는 것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웃으며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 자리를 떴다.
뉴믹스커피는 믹스커피 제품 등을 향후 온라인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오는 5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한 제품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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