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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운 감도는 삼성전자···'관리의 삼성', 갈등 해결할까

산업 전기·전자

전운 감도는 삼성전자···'관리의 삼성', 갈등 해결할까

등록 2024.03.22 07:3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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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내달 5일까지 파업 찬반 표결···투표율 80%↑한종희 "대화의 창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할 것"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상 첫 파업 채비에 나서자 회사 곳곳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다시 찾아온 '반도체의 봄'을 맞아 삼성전자도 실적 회복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가 막판 대타협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는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 찬반투표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오후 3시30분 기준 이들이 공개한 투표율은 80.01%에 이른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했다. 따라서 투표를 거쳐 조합원의 뜻이 파업으로 기울면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노사 분규 국면에 직면하게 된다.

이들의 갈등은 임금과 복지제도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됐다. 노조 측이 제시한 6.5%의 인상률과 고정시간외수당, 장기근속휴가 등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다. 이에 임금 기본 인상률 2.5%를 제시했던 사측은 이를 3%로 조정하고 성과 인상률을 2.1%를 더한 총 5.1%의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18일 마지막 대화에서도 협상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삼성전자 안팎에선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인공지능(AI) 수요와 맞물려 반도체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할 중요한 시기 노사가 대치하면서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12단 적층'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선행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고 3년 내 업계 1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이렇다보니 삼성전자 주주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20일 주총장에서 한 주주는 노조 설립 후 악화된 노사 관계가 파업 위기를 불러왔다는 진단을 내놓는 한편, 경영진의 신속한 대처를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선대 회장 때부터 내려온 '무노조 경영'을 고집했으나, 2020년 이재용 회장의 결단과 동시에 이를 종식시켰다. 당시 이 회장은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상처 입은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룹 사업장에서 그 방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이 회장이 직접 표명해야 한다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1기)의 권고에 따른 행보였다. 이 결정에 대한 의구심이 주주의 질의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노조는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 협상 결렬 후 같은 수순을 밟았으나 파업에 나서진 않았다.

때문에 이번에도 극적으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일각에선 보고 있다. 통상 2~3일이면 끝나는 파업 찬반 투표 일정을 3주로 설정한 것을 놓고 노조가 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일단 사측은 노조와 간극이 좁혀지고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며 마지막까지 타협 기회를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주주의 질의에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에 임해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상생의 노사 관계 구축을 최우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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