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커녕 수의계약도 힘들어···건설사 "요구수준 대비 단가 안 맞아"잠실우성4차 4번째 시공사 선정 공고···3개월 만에 평당 50만원 인상현장 설명회 10개 업체 몰린 '삼환가락' 입찰확약서 제출 1곳에 그쳐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에서 시공사 선정을 추진 중인 재건축 조합 중 상당수는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찾았다. 가락미륭아파트는 포스코이앤씨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가락삼익맨숀은 현대건설을 우선협상자로 지정하고 수의계약을 추진 중이다.
수의계약을 맺은 단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일부 단지는 몇 차례 공고에도 불구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잠실우성4차는 19일 4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해 12월15일 첫 공고를 낸 후 1월12일(2차), 2월 29일(3차)에서 모두 시공사를 찾지 못해서다. 조합은 평당 760만원으로 책정했던 공사비를 3개월 만에 평당 810만원까지 올렸다. 총공사비로는 237억원 차이다.
삼환가락재건축 조합도 3월6일 냈던 시공사 선정공고를 취소하고 22일 2차 시공사 입찰을 공고했다. 원래 입찰 마감은 5월 2일이지만 입찰에 앞서 지난 20일까지 입찰확약서를 받은 결과 유찰이 예상돼 입찰을 취소하고 곧장 2차 입찰 공고를 낸 것. 입찰확약서는 DL이앤씨 1곳만 제출했다.
업계에선 2차 입찰에도 입찰 참여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1차 입찰과 2차 입찰 모두 평당 공사비가 805만원으로 같아서다.
삼환 가락은 당초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이 관심을 보였던 단지다. 포스코이앤씨가 가락 미륭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남았지만 결국 삼성물산도 입찰을 포기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환 가락 재건축 사업에 관심이 컸던 것이 맞는다"면서도 "조합에서 책정한 공사비에 비해 요구하는 설계와 품질의 수준이 높아 입찰확약서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요구품질 대비 낮은 공사 단가가 시공사 선정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국내 대형 건설사 수주기획담담 임원 A씨는 "송파구와 강동구 등에선 공사비는 한강 이북 지역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요구하는 품질은 평당 900만~1000만원이 넘는 강남권 단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건설사 입장에선 수익도 크지 않는 데다 착공 전 공사비 협상과정에서도 갈등이 예상되니 입찰을 꺼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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