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28일 정기주총 후 피켓 들고 시위'회전문 인사' 비판도···"인맥 의한 선임 방식 버려야"조직별 소통 필요성 강조···"법인·조직 상태 잘 알아"
서승욱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28일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후 "회사는 모든 영역에서 쇄신을 외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몇몇 대표 교체 외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지금 회사에 필요한 것은 명확한 비전과 방향성을 제기하는 리더십과 그룹에 대한 동기부여, 투명한 소통과 규정 및 제도 운영"이라고 피켓을 들고 외쳤다.
서 지회장은 경영진 선임 과정부터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사 과정에 임직원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체적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며 "소수의 인맥 안에서 그 과정조차 공개되지 않는 현재의 방법을 버리고 다양한 인사 채널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별로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 지회장은 "각 법인 및 조직의 상태와 성과를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이 임원 추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과정을 공개하고 의견을 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모호한 회사 임원의 권한 체계도 고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경영상의 책임과 권한을 명시하는 한편, 임원 보상 및 처우 규정을 공개해야 한다. 공개된 규정은 노사가 함께 면밀히 검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속적으로 논란이 터져 나오는 임원의 주식 행사 권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서 지회장은 "임원의 주식 보유 규정을 제정해 보상과 기업의 장기 성과 균형을 잡아야 한다"며 "카카오페이 사태를 통해 만들어진 경영진의 주식 매도 가이드라인에 더해 주요 임원들이 일정 지분을 의무 보유하고 의무 보유 지분 외 주식 매도 시 단계적 과정에 따라 매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1년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前) 대표이사는 회사가 상장한 지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논란을 빚었다. 이때 류 전 대표를 포함해 경영진 8명이 약 900억원에 달하는 보유지분 44만주를 매각해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상장 당시 고점에 머무르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들 경영진의 지분 매도 소식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열린 주총에 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의 경우 일반 주주들의 접근성이 매우 낮아 주주총회 자리에서 일반 주주들의 목소리를 듣기가 어렵다"고 운을 뗀 뒤 "최근 국내 기업들 중에서도 이를 개선하고자 온라인 중계 등 여러 기술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카카오가 기술 기업이고 회사의 미션이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것인 만큼 답답한 주총이 아닌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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