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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9년 만 '새 사령탑' 맞이한 KT&G···'내부 출신' 방경만, 과제는

유통·바이오 식음료

9년 만 '새 사령탑' 맞이한 KT&G···'내부 출신' 방경만, 과제는

등록 2024.03.28 16:51

수정 2024.03.28 16:57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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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서 방경만 사장 후보 선임 안건 통과백복인 사장 연임 포기에도 '순혈주의' 한계 여전3대 핵심사업 '수익성' 반등 시급···지배구조도 과제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KT&G가 9년 만에 공채 출신인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이한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 등 주요 주주들 간의 첨예한 갈등 끝에 선임된 방 사장은 임기 중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대전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3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후보를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KT&G는 사장 선임 안건 등을 통합해 진행한 집중투표에서 주주들의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방경만 신임 사장은 지난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해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거치며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전문성을 쌓아온 내부 출신 인사다.

당초 방 사장은 KT&G가 올해 사장 선임 절차를 밟을 때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인사다. KT&G는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로도 20년이 넘도록 '순혈주의'를 고수하고 있어서다.

앞서 KT&G를 이끈 백복인 사장은 지난 2015년 10월 사장에 올라 3연임에 성공한 공채 출신 대표다. 민영화 이후 대표를 지낸 곽영균, 민영진 사장 등 모두 연임했지만, 재연임은 백 사장이 처음이다. 최초의 공채출신 대표로 내부 지지가 두텁고,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정책 등의 성과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백 사장은 이번 연임을 포기했다. 소유분산기업 수장의 장기 집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걸로 풀이된다. 소유분산기업이란 대주주 없이 전문경영인을 대표로 운영되는 회사로, KT·포스코와 같은 과거 공기업이 속하는데, 올해는 이들 기업의 현직 대표의 연임도 무산된 바 있다.

이에 KT&G는 차기 사장 후보로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최종 낙점했지만, 그가 백 사장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에서 '내부 세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밀실 투표'라고 지적하며 통합집중투표제를 요구했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도 순혈 인사에 반대하며 손동환 사외이사를 후보자로 내세웠다.

통합집중투표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2인을 각각 구분하지 않고 묶어서 투표하는 방식이다. KT&G 이사회는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였고, 기업은행이 추천한 후보자와 표 대결을 벌인 끝에 방경만 사장이 최종 선임됐다.

다만 방경만 신임 사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우선 실적 개선이 시급하다. KT&G가 지난 2020년 영업이익 약 1조5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어서다. 국내 흡연인구 감소로 담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담배 제조원가 인상 등으로 KT&G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KT&G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1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8% 줄어든 9266억원, 매출은 0.4% 증가한 5조8724억원에 그쳤다. 앞서 KT&G의 부진한 실적은 기업은행 등이 방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그간의 실적이 방 사장이 수석부사장을 지내며 사내이사로 거둔 결과라는 이유였다.

KT&G의 실적 반등은 전자담배(NGP)·글로벌궐련·건강기능식품 등 3대 핵심사업이 주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해외 궐련사업은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궐련사업 매출은 지난해 1조139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방 사장은 KT&G에서 해외 사업을 주도해온 만큼 내부에선 최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글로벌 본부장 재임 시절 해외 진출 국가수를 40여개에서 100여개로 확대해 사상 최초로 해외 궐련사업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바 있다. 총괄부문장을 지낸 당시엔 3대 핵심사업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주도해왔다.

지배구조 개선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다. 앞서 KT&G는 사외이사 외유성 출장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방 사장 역시 외유성 출장과 관련한 경찰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에 KT&G는 규정에 따른 업무 수행이라고 해명했다.

KT&G 관계자는 "방 사장은 3대 핵심사업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을 주도해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KT&G의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이끌 최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며 "주주환원정책 추진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반 성장시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주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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