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케이맥스,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상폐 사유 발생박상우 대표 지분 '반대매매'로 청산···보유지분 0.01%소액주주 3만363명···전체 발행 주식의 81.75% 달해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케이맥스는 지난 5일 2023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다. 외부 감사인인 태성회계법인은 계속기업 존속 능력의 불확실성, 주요 감사범위 제약 등을 사유로 의견 거절을 냈다.
한국거래소 상장폐지 규정에서 외부 감사인 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회사는 통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엔케이맥스는 상장폐지와 관련해 오는 29일까지 코스닥시장본부에 이의신청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 상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라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를 생략하고 개선기간을 부여 받는다.
해당 기간 의견거절을 받은 재무제표에 대해 재감사를 진행해 '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는 해소된다. 이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실시해 상장 유지가 적합한 지 평가를 거쳐, 통과될 경우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
다만 회사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거래소가 지난해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했음에도 엔케이맥스는 최근 상장폐지 사유 발생 및 5년 연속 영업손실로 각각 관리종목과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신규 지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의 영업손실은 지난 2019년 241억원에서 2023년 608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114억원에서 362억원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다.
엔케이맥스의 전신인 에이티젠(2016년 코스닥 상장)은 지난 2019년 코넥스 상장사 엔케이맥스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엔케이맥스로 변경했다. 회사는 상장 당시만 해도 2016년 기준 연간 흑자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5년 연속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엔케이맥스가 극심한 위기에 빠진 건 최대주주였던 박상우 대표의 지분이 0.18%까지 쪼그라들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잃은 탓이다. 지난 1월 24일 박 대표는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 저축은행,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당일 주가가 하락하면서 담보 가치가 일정 비율을 하회하자 시장에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졌다.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1일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내세웠다. 통상 무상증자는 이익잉여금을 활용하는데, 회사는 매년 결손을 보여왔음에도 최대주주 본인들의 손실을 덜기 위해 주가 부양 수단으로 무상증자를 악용했다. 하지만 각고의 꼼수에도 회사는 반대매매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반대매매로 박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기존 15.06%(1248만2184주)에서 0.18%(15만5682주)로 줄었고, 개인 지분도 12.94%(1072만 6418주)에서 0.01%(5418주)로 쪼그라들었다. 반대매매 직후 임원들도 잇따라 주식을 매도했다. 조용환 부사장(8만720주)과 유형석 이사(4만9850주)도 보유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와 회사는 새롭게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고의적으로 공시하지 않았으며, 최대주주 변경 사유도 '반대 매매에 의한 최대주주 변경'으로 단순 공시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회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는 지분 1% 이상을 담보로 대출 계약을 체결하거나 변경할 때 보고 의무가 있다.
회사는 이같은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제때 공시하지 않으면서 거래소로부터 공시불이행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고 지난 3월 25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면서 이미 주식거래마저 정지된 상태다.
한편, 작년 말 기준 엔케이맥스에 자금이 묶여있는 소액주주는 3만363명이다. 이들이 가진 엔케이맥스 주식은 총 6775만4004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81.75%에 달한다.
엔케이맥스는 입장문을 통해 주주들에게 정상화를 약속하고 나섰지만, 실제로 지켜질지는 미궁 속이다. 그간 엔케이맥스를 커버해왔던 KB증권은 지난해 11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리서치 보고서를 내지 않고 있다. 사실상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우려가 커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거래소에 조속히 이의신청을 제출하고 소명하겠다"며 "회사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전략적(SI),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고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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