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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마른수건도 다시 짜는 대형건설사들

부동산 건설사

마른수건도 다시 짜는 대형건설사들

등록 2024.04.15 16:29

수정 2024.04.15 18:06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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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도 장기불황 대비···한화 리더수당 낮추고 법카 제한DL이앤씨는 임원 사실상 감축···GS건설, 일부 자산 매각 검토현대건설 등 시공비 증액에 매진···일부 사옥 활용해 유동성↑

그래픽=이찬희 뉴스웨이 기자그래픽=이찬희 뉴스웨이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허리띠를 꽉 졸라매고 있다. 이른바 부동산 4월 위기설과 관련해 건설업계 불안감이 여전히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들도 경비 절감 차원에서 리더급(임원·팀장·소장급)들의 보직 수당을 낮추기도 하고, 일부에선 자산 매각은 물론 일부 임원들을 사실상 구조조정을 하는 등 긴축 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도와 폐업이 급증하는 등 태영건설發 외풍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견 건설들뿐만 아니라, 그나마 사정이 나은 대형 건설사들도 4~5월 연이은 위기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으로 마른 수건 쥐어짜기식 전략을 들고나와 재무구조 개선을 비롯해, 유동성 확보 등 장기침체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한화 건설 부문은 지난 2월부터 임원과 팀장급 이상 보직자들에 대한 직급 수당을 30% 삭감해 지급하고 있다. 임원급들에 대한 골프도 금지하고, 법인카드 사용도 일부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내부적으로 부서별 예산 및 지출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불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대형 그룹 계열 건설사들마저도 위기감에 긴축 경영에 나선 것이다.

인적 쇄신의 고삐를 죄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경색 등 장기 불황에 대비하는 대형사도 있다. 최근 DL이앤씨는 상무·전무 등 임원급 10명 이상에 3월 31일 자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전체 미등기 임원 57명 중 30%에 육박하는 대규모 교체다. 주택 및 토목사업에서만 12명 이상이 사실상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은 자산매각을 통해 현금확보에 나섰다. 이 건설사는 자회사 GS이니마의 일부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GS이니마는 GS건설이 지난 2011년 인수한 글로벌 수처리 업체다. GS건설은 알짜 신사업으로 꼽히는 이 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차입금 해소와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 건전성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일부 해외 개발사업이나 토지매각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옥을 통해 장기 불황에 대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건설사도 있다. KCC건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월 서울 잠원동 본사 사옥을 담보로 했다. 이를 통해 625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마련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월 레저사업 부문 매각으로 현금 1800억원을 확보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공사비 인상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시공비 증액 협상에 매진하는 건설사들도 다수 있다. 강남이나 한강 변을 비롯해 서울권 알짜 정비사업을 수주했지만, 건설업 물가 고공행진으로 단가가 맞지 않게 되자, 조합이나 발주처 등 시행사 측과 협상에 나서며 수익성 확보와 손실 보전을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 측과 3.3㎡당 548만원에서 800만원대로 인상하는 안을 두고 협상 중이고,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은 송파구 잠실진주 조합 측과 800만원대로 증액안을 갖고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發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대형 건설사도 이제 무풍지대가 아닐 수 있다"이라며 "최근 일부 대형건설사가 내부적으로 부서별 예산 및 지출을 줄이고 팀장이나 임원급의 수당을 낮추거나 아예 제외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대마불사라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옛말이라 보고 회사 자체적으로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힘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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