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 서울 4℃

  • 인천 6℃

  • 백령 7℃

  • 춘천 1℃

  • 강릉 7℃

  • 청주 6℃

  • 수원 5℃

  • 안동 6℃

  • 울릉도 10℃

  • 독도 10℃

  • 대전 6℃

  • 전주 8℃

  • 광주 7℃

  • 목포 12℃

  • 여수 11℃

  • 대구 10℃

  • 울산 8℃

  • 창원 8℃

  • 부산 9℃

  • 제주 13℃

증권 '부분 자본잠식' 제주맥주, 바지사장 내세워 주가 띄우기 의혹

증권 증권일반

'부분 자본잠식' 제주맥주, 바지사장 내세워 주가 띄우기 의혹

등록 2024.04.19 16:32

안윤해

  기자

공유

제주맥주, 작년 영업손실 110억원···9년 연속 적자총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CB·BW 줄줄이 발행

'부분 자본잠식' 제주맥주, 바지사장 내세워 주가 띄우기 의혹 기사의 사진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제주맥주가 수익성 악화에 따라 상장 3년만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새로운 주인이 되는 자동차 수리 업체 '더블에이치엠'은 경영권 양도와 동시에 500억원대의 대규모 자금조달을 공시했는데,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라 오는 5월 말 최대주주는 또 다시 변경될 예정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제주맥주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말 제주맥주는 자본총계(228억원)가 자본금(291억원)보다 적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지난 17일 경영권 매각 대금이 기존 102억원에서 63억원으로 변경됐다고 재공시했다. 제주맥주의 지분을 단독으로 매수하려 했던 더블에이치엠 외에 존재를 밝히지 않은 양수인도 추가됐다. 제주맥주는 새롭게 등장한 양수인에 대해 "누구인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주맥주의 총 매각대금은 102억원으로 변동이 없지만, 양도 주식 수는 기존 864만3480주에서 537만9000주로 감소했다.

제주맥주를 인수하는 더블에이치엠은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자동차 수리·부품 유통업체로, 최대주주는 정승국 씨다. 지난해 더블에이치엠의 매출액은 26억원, 순이익 3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한 해 매출이 26억에 불과한 회사가 매출액이 10배에 달하는 제주맥주(작년 매출 223억원)를 인수한 셈이다.

앞서 제주맥주는 지난 2021년 5월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특례)으로 증시에 상장했다. 국내 수제맥주 업체로는 처음이었다. 상장 당시 문혁기 대표이사는 "향후 3년 간 45% 이상의 매출 성장률과 2023년 219억원의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제주맥주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지난 2020년 44억원에서 작년 110억원으로 늘었고, 같은기간 순손실도 106억원에서 124억원으로 증가했다. 회사는 9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결국 경영권을 매각했다.

더블에이치엠은 지난달 19일 경영권 인수와 동시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총 5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계획을 줄줄이 공시했다. 이날 종가 기준 제주맥주의 시가총액이 822억원인데, 무려 시총의 60%에 달하는 자금이 새롭게 조달되는 셈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총 100억원 규모로 진행한다. 문제는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제주맥주 최대주주가 더블에이치엠에서 지와이투자조합으로 한번 더 바뀐다는 점이다. 사실상 더블에이치엠을 바지사장으로 세웠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지와이투자조합은 주당 1059원, 총 100억389원을 투자해 944만2871주를 배정받고 13.91%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경영권 인수자인 더블에이치엠의 지분율은 12.73%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지와이투자조합은 류규열 씨와 김준걸 씨가 각각 50% 출자해 신규 설립된 투자 조합이다.

회사는 또 수옹투자조합과 일두투자조합을 상대로 각각 200억원 규모의 CB와 BW도 발행한다. 제주맥주는 200억원의 BW 발행의 자금 용도를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이라고 명시했는데, 이는 여타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제맥주 업종과 무관한 더블에이치엠과 존재를 밝히지 않는 양수인이 제주맥주 경영권 인수를 결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사업 진출을 통해 주가를 띄우려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제주맥주는 이번 경영권 매각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도 받고있다. 제주맥주의 주가는 경영권 매각 공시(3월 19일) 한달 전인 2월 19일부터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해 5거래일을 제외한 15거래일 동안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해당 기간 제주맥주의 주가는 63.5%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최대주주 변경 공시 직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제주맥주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 5일 전에 이미 거래소로부터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회사의 주가는 지난 16일 장중 1653원까지 오른데 이어 다음날(17일)에는 12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연출하고 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