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글로벌 시장 41조···차세대 기술로 각광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DC 시장은 향후 몇 년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이 투자를 계속 유지할 종양학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ADC 시장이 오는 2028년 300억 달러(41조30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DC는 표적약제인 항체(Antibody)와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독성 약물(Drug)을 결합하는 차세대 혁신 기술로,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단일클론항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다. 표적약제인 단일클론항체의 암 세포에 대한 선택성과, 결합된 항암제의 세포독성을 이용해 높은 항암 효과 및 적은 부작용을 보인다.
ADC 항암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9년 아스트라제네카(AZ)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부터다. 작년 엔허투 매출액은 25억 7000만달러(3조5386억원)로 전년 12억 5000만달러(1조7211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분기 AZ 실적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제품도 엔허투로, 매출액은 79% 증가한 4억 6100만 달러(6348억원)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표적 암 치료의 획기적인 기술을 획득하거나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ADC 관련 임상 프로그램은 15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40개는 임상 2상에 있고, 12개는 임상 3상에 있어 향후 몇 년 동안 시장이 지속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ADC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복제약(제네릭) 위주로 성장해 온 전통제약사들마저 미래 먹거리로 ADC를 점찍고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항체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 유엔에스바이오 등과 신규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개발을 목적으로 최근 3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사는 각 기업의 혁신적인 기술과 전문성을 결합, 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에 대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 강자'로 꼽힌다. 1987년 12월 설립된 회사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제약산업에서 비교적 젊은 기업에 속하지만 자체개발 개량신약의 비중이 높다보니 2018년 연매출 2000억원대를 돌파하고 국내 중견 제약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순환기계·소화기계·소염진통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번 협약을 통해 ADC에 최적화된 독성 저분자 약물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 유나이티드제약과 서울대 기술지주가 합작으로 설립한 항암제 신약 기반의 연구소기업인 유엔에스바이오는 ADC 개발 및 허가 과정을 담당할 방침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ADC에 표적성을 부여하는 항체 개발을 맡는다.
케미컬 의약품(화학합성의약품)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종근당도 최근 신규 모달리티를 창출하며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과 미충족 수요(Unmet needs) 의약품을 타깃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ADC 항암제다. 회사는 지난해 네덜란드의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로부터 ADC 플랫폼 기술 3종의 사용권리를 도입해 항암제 개발을 본격화했다.
앞서 종근당은 2019년부터 시나픽스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기존 기술 대비 우월한 효능과 안전성 및 안정성을 가진 ADC를 확보해 왔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전문의약품 자회사 동아에스티는 ADC 전문 기업 '앱티스' 인수를 통해 차세대 모달리티 신약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앱티스는 항체 변형 없이 위치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시킬 수 있는 3세대 ADC 링커 기술 '앱클릭(AbClick®)'을 보유 중이다.
앱클릭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기술이다. 글로벌 1위 CDMO(위탁생산개발) 기업인 스위스 론자는 해당 링커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해 지난 2022년 12월 ADC 플랫폼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앱티스는 '앱클릭'을 적용한 클라우딘 18.2 타깃 위암 치료제 ADC를 비롯해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앱티스의 플랫폼 기술, 파이프라인 등을 인수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에스티팜, 에스티젠바이오 등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주력하며 중장기적으로 동아에스티만의 독창적인 ADC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앱티스는 최근 프로젠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MOU를 맺기도 했다. 프로젠은 단백질의 혈중 반감기를 증가시킬 수 있는 원천 기술인 'NTIG®'를 보유 중이다. 2개 이상의 다중 타겟 융합 단백질 개발과 다양한 질환에 대한 확장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유한양행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삼진제약은 국내기업인 노벨티노빌리티, 에피바이오텍과 ADC 신약물질 발굴을 위한 연구협약을 맺었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2021년부터 ADC 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 회사는 최근 오리온에 인수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구 레고켐바이오)와 함께 이중항체 기반 ADC 항암제 공동개발 MOU을 맺고,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의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차세대 ADC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양사는 북경한미약품이 보유한 서로 다른 2개의 항원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물질에 레고켐이 보유한 ADC 링커-톡신 플랫폼을 적용해 차세대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한미약품은 이를 기반으로 신속한 글로벌 상용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차세대 ADC 원천기술을 통해 항암제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은 기술이전 계약 규모만 누적 8조7000억원에 달한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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