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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TSMC 잡는다"···이재용, '글로벌 파운드리 동맹' 광폭행보(종합)

산업 전기·전자

"TSMC 잡는다"···이재용, '글로벌 파운드리 동맹' 광폭행보(종합)

등록 2024.04.28 14:10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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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광학기업 자이스 찾아 생산 라인 둘러보고 EUV, 첨단 반도체 장비 분야 협력 확대키로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 ZEISS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 ZEISS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와 전방위적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 인공지능(AI) 트렌드와 맞물려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가운데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역량을 높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자이스 찾은 이재용, EUV 협력 논의


28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 본사를 찾아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CEO(최고경영자) 등 자이스 경영진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자이스는 EUV(극자외선) 장비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한 기업이다. 장비 한 대에 쓰이는 이들의 부품은 3만개에 이른다. 또 자이스는 해당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는 네덜란드 ASML에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했으며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양사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자이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R&D 센터를 구축할 방침인데, 이를 바탕으로 양사의 전략적 협업이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TSMC 잡아라" 삼성전자 총력전


재계에선 독일로 발걸음을 옮긴 이재용 회장의 이번 행보가 파운드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으로 차츰 시장의 중심이 옮겨가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기술력을 높여 '글로벌 1위' TSMC와 경쟁하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칩 양산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파운드리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208억달러를 달성했다. 2019년(117억달러) 대비 약 80% 성장한 수치다.

기술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삼성으로 돌아오는 수혜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선 옴디아의 보고서에서 EUV가 필수적으로 쓰이는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64.8%로 분석됐다. 전체 성장률(연평균 13.8%)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삼성전자는 다각도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파운드리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자 평택과 미국 테일러에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게 대표적이다. 동시에 '패키징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수율을 높이고자 반도체 공장에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도 시범 적용한다.

거래 기업도 꾸준히 늘린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기업이 현재 100곳에 달하며, 2028년에는 200개사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미국 AI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의 5나노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기업 그로크,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4나노 AI칩도 생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2019년부터 '테슬라'의 3세대 자율주행 칩, 2023년부터 '모빌아이'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칩도 양산 중이다. 내년에는 최신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V920을 양산하기로 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해결사 역할 자처하는 이재용, 글로벌 경영 행보



이재용 회장의 광폭행보도 재차 눈길을 끈다. 그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핵심 사업을 키우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2020년 삼성전자가 이동통신 세계 1위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때도 이 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의 인연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2 반도체 신화' 토대를 마련 중이다. 그는 2023년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호아킨 두아토 J&J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CEO와 연쇄 회동하며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AI 반도체와 관련해서도 이 회장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회동을 시작으로 피터 베닝크 ASML CEO('23.1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24.2월) 등을 연이어 만나 미래 협력을 논의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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