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경영권 협상 관련해 "네이버와 아직 협의 중""지분 비율 중요치 않아, 모회사 이사회로 이미 컨트롤"지분 협상 장기화 전망···"7월 1일 내 마무리하기 어려워"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는 9일 2023 회계연도 결산 설명회에서 "라인야후의 최대 주주인 A홀딩스 지분을 네이버와 50%씩 보유하고 있는데, 소프트뱅크가 머저러티(과반수 이상)를 갖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아직 합의점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홀딩스 이사회의 경우 소프트뱅크가 1명 더 많은 상태"라며 "지분이 조정되기 전부터 이미 (소프트뱅크가) 컨트롤할 수 있어서 지분 비율이 달라진다고 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지분 협상의 장기화 가능성을 점쳤다. 미야카와 CEO는 "네이버와의 지분 협상은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며 "오는 7월 1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본 총무성이 요구한 경영 체제 개선에 관한 행정조치 답변 기한은 오는 7월 1일까지다.
이날 미야카와 CEO 발언과 관련해 위정현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장은 "A홀딩스 이사회에 (소프트뱅크가) 1명 더 많다는 입장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보인다"며 "일본 정부를 앞세워 라인을 갖고 오려 네이버 목에 칼을 들이민 격"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의 지분을 싼값에 갖고 오기 위한 수법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일본 라인야후는 네이버에 지분 매각 요구를 공식화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는 "네이버에 A홀딩스 주식 매각을 요청했다"면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도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신중호 CPO(최고제품책임자)도 같은 날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내이사 퇴임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따른 책임성 경질로 풀이된다. 신 CPO는 이사직에선 물러나지만, CPO 자리는 유지한다. 라인야후 측은 "신중호 CPO는 사업 추진에 전념하고 CPO로서 프로덕트 전략과 실행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라인야후는 기존 사내이사 4명에 사외이사 3명이던 이사회를 사내이사 2명에 사외이사 4명 체제로 개편하게 됐다. 이사회가 전원 일본인으로 재정비된 것이다. 이데자와 CEO는 "시큐리티 거버넌스의 개선과 강화를 위해 이사회에서 사내 이사를 한 명 줄이는 대신 사외이사를 늘려, 보다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갖추려는 의도"라며 "경질로 여기진 말아 달라"고 설명했다.
이번 '라인 사태'는 앞서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데서 시작됐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과 지난달 총 두 차례에 걸쳐 행정지도를 내 사실상 소프트뱅크에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넘기라고 압박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에 열린 네이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정리되는 시점에 명확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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