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유업계 화두는 SAF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기조가 탄소중립으로 빠르게 변모한데다가, 오는 2027년 무려 28조까지 가파른 성장이 예고돼서다. 이에 탈(脫)탄소를 준비하는 국내 정유사들에게는 '기회의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SAF 시장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지난 1월 '석유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석유사업법) 개정안이 무려 5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시행령·시행규칙 등 절차가 미비한 탓이다. 즉, 법안 의결로 SAF 생산의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제도적으로는 법률이 미흡해 법 개정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3~4년 전부터 SAF 지원과 관련한 정책 제도를 발빠르게 준비해왔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자국에서 생산·판매한 SAF에 대해 세제 혜택을 지원하거나, 자국 항공사 연료 소비량 10%를 SAF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우리나라 정부와는 사뭇 대조적인 행보다.
그렇다고 국내 정유사들이 SAF 사업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국내 정유업계는 각각 SAF 시장 진출을 위한 요건을 충분히 갖췄지만 법률적 제도에 막혀 제대로 된 진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SAF 가격은 기존 항공유 대비 3~6배에 달해 사업 추진에 대해 부담도 높다. SAF 생산 기술 역량을 갖춘 국내 기업 입장에선 '28조' 시장은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기준에 발맞춰 국내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SAF를 추가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액 공제와 같은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기술 개발에 집중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SAF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면 세액 공제를 9%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국가전략기술로는 반도체, 배터리 등 12개 분야가 지정돼 있다. 여기에 SAF를 포함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줄고, 시장 진입에도 효과적으로 유인할 수 있다.
전 세계가 '2050 넷제로(Net-Zero)'를 목표로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환경친화적이고 미래 성장세가 밝은 SAF 사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공급 의무화 정책과 인프라 개발 등 국내 정유사를 향한 더욱 과감한 지원을 시행해야 될 때다.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책 시행이 나오길 기대한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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