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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커지는 반려동물 시장, 의약품·의료기기 출시 본격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커지는 반려동물 시장, 의약품·의료기기 출시 본격화

등록 2024.05.28 15:54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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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의약품·의료기기 시장 앞다퉈 진출사업 진입 장벽 낮고 개발 비용 저렴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동물의약품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가 동물용 의약품·의료기기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자회사인 대웅펫을 통해 최근 국내 최초로 UDCA 성분의 정제형 동물용의약품 '유디씨에이정(UDCA정)'을 출시했다.

UDCA정은 대웅제약의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의 오랜 기술력을 활용해 개발된 반려동물용 UDCA(우르소데옥시콜산) 정제다. 기존에는 사람용 UDCA 의약품을 반려동물에게 맞게 소분해 처방했으나, 단독 복용 기호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대웅펫은 반려동물이 쉽게 씹어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러운 츄어블 형태로 만들어 복용 편의성과 단독 복용 기호성을 높였다. UDCA정은 동물병원 전용으로 판매되며, 정제 한 알에 UDCA 200mg이 포함됐다.

UDCA정은 지난 2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급성간염 및 만성간염 ▲간종창 ▲지방간 ▲황달의 예방 및 치료 ▲담즙 분비 부전 개선 등에 대한 간 기능 개선 및 치료에 도움을 주는 동물용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대웅펫은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속방형 췌장 효소 보조제인 '에피클(EPICLE)'을 출시했으며, 9개월 만에 약 1만5000개를 판매해 국내 동물병원 췌장 효소 보조제 시장의 42%를 확보했다. 이번 UDCA정 출시로 췌장 효소 보조제 시장 뿐만 아니라 간담도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동국제약은 지난 2021년 출시된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정'을 올해 1월부터 동물 약국으로 확대 판매했다.

동국제약의 반려견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정'은 국내 최초로 개발·특허 받은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이다. 기존 대표 제품인 '인사돌플러스'와 동일한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과 후박추출물 복합제를 사용했다. 치아지지조직질환과 치은염에 효과가 있는 동물용의약품으로 2021년 출시돼 동물 병원에서만 판매해 오다, 올해 1월 약국 전용 규격 60정을 출시하며 동물 약국으로 유통을 확장했다.

동국제약 마케팅 담당자는 "미국수의사치과협회(AVDS)에 따르면 생후 3세 이상 반려견 80%가 치주질환을 경험하며, 치아 관리만 잘해도 수명이 20~30% 연장하는 것으로 나타나 반려견의 구강관리를 위한 시장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케니돌 정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진단키트 등 의약품이 아닌 다른 부문에 진출한 기업도 있다.

의약품, 의료기기 전문회사 더블유에스아이는 최 강병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팀, 동물병원, 정형·신경외과 전문의 등과 반려동물용 단일공(Uniportal) 내시경·의료영상처리장치를 공동개발했다. 해당 의료기기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동물용 의료기기 제조 허가도 취득했다.

회사 측은 국내 기업 중 반려동물 척추수술용 내시경을 개발한 곳은 자사 뿐이라고 설명했다. 더블유에스아이는 지난해 3월부터 강병재 교수팀(김우경 임상 조교수, 박재영 수의사)과 함께 반려동물 카데바(해부용 시신)를 이용한 최소침습 내시경 척추수술법을 연구개발 했다. 기존 개복수술과 달리 내시경을 활용한 방식으로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척추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더블유에스아이 관계자는 "반려동물 의료시장에 진입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동물용 내시경 활용범위를 넓히고 향후 글로벌 반려동물 의료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외진단 업체 바이오노트는 지난해 동물의약품 수출액 383억원을 기록했다. 체외진단, 진단키트 개발 업체 중 1위다.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다채널 진단장비 'Vcheck C' 등 신제품 출시로 글로벌 동물진단 시장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동물진단시장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부진한 실적을 동물진단 분야 진출로 극복해 연내 흑자전환을 이루려는 전략이다.

지난 13일엔 개 심장사상충 항원 진단키트 제품 '래피드 CHW Ag 2.0 (Rapid CHW Ag 2.0)'에 대한 미국 농무부(USDA)의 판매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미국은 전세계 동물진단검사 시장의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큰 시장일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USDA 제품 등록 확대, 미국법인의 영업력 극대화, 관계사와의 협력 등을 통해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의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아제약은 올해 초 프리미엄 펫 브랜드 '벳플'을 론칭했다. 벳플은 동아제약의 수의사와 반려동물 전문가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반려동물 맞춤 영양제 브랜드다. 1차 라인업은 반려견을 위한 관절 케어, 눈 케어, 스트레스 케어 영양제 3종과 반려묘를 위한 헤어볼 케어, 요로 케어, 스트레스 케어 영양제 3종이다.

벳플은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케이펫페어 부산'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아제약은 지난 6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에 '동물용의약품, 단미사료 및 배합사료, 기타사료 등의 제조·판매업'과 '사료, 애완 동물 및 관련용품 도소매업'을 추가했다.

조아제약은 최근 특허청에 '잘크견·잘크묘·잘크개·잘크고' 등의 상표 등록도 마쳤다. 기존 주력 제품인 우루사와 인사돌을 각각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한 대웅제약과 동국제약처럼 대표 제품인 '잘크톤'을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지난 2022년 국내 동물약품산업(동물용 의료기기 포함)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5.1% 성장한 1조 4313억원으로 집계했다.

P&S 인텔리전트 (Prescient & Strategic Intelligence)에 따르면 세계 동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400억7000만달러(약 54조4151억원)에서 2030년까지 727억4000만달러(98조7809억원)에 달해 2021~2030년 연평균 성장률(CAGR) 6.8%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의약품 사업은 인체용 의약품에 비해 진입 장벽이 더 낮고, 개발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시간도 덜 걸린다"라며 "향후 반려동물 시장이 인체용 못지 않게 커져서 산업이 전체적으로 동반 성장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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