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 6월부터 초콜릿 제품 17종 가격 평균 12%↑기후변화로 코코아 생산량 급감···올해 시세 2배 이상 상승오리온 "연내 가격 인상 계획 없어"···크라운해태 "검토 중"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오는 6월 1일부터 코코아를 원료로 하는 초콜릿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다. 당초 롯데웰푸드는 이달부터 초콜릿 제품 가격을 올리려고 했으나 물가 안정에 협조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인상 시기를 한 달 미뤘다.
인상 제품으로는 빼빼로가 100원 오른 1800원, 가나 초콜릿과 크런키가 1400원으로 200원 오른다. 인상 폭이 가장 큰 제품은 빙과 제품인 티코로, 6000원에서 70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된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2018년 4월 빼빼로 가격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300원 올린 바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인건비 등 가공 비용도 오른 상황이라 카카오 원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국내 유일한 업체인 롯데웰푸드의 초콜릿류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장기적인 수급 불안정에 적극 대비하면서 제품 품질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가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는 기상 이변 때문이다. 이상기후와 카카오 병해로 전 세계 코코아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서아프리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생산량이 지난해 급감했다. 반면 세계적인 초콜릿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어 수급 불안 장기화 우려가 높다.
더욱이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빈(코코아)을 수입해 국내 공장에서 초콜릿을 만드는 만큼 코코아 시세 인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리온과 크라운해태는 카카오 빈에서 가공을 거친 코코아 매스나 유지 형태로 수입하고 있다.
미국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8일) 기준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t)당 8780달러를 기록했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 4월 장중 1만1722달러까지 치솟은 뒤 한 차례 안정됐으나 올 초(1월 2일 기준 4275달러)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최근 10년간 코코아 가격이 t당 2000~3000달러를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값이 폭등한 셈이다.
롯데웰푸드가 가격 인상을 공식화하자 오리온과 크라운해태도 눈치를 살피는 모양새다. 통상 업계 1위 사업자가 가격을 올리면 후발업체도 줄줄이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내달 이후로 제과업계의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와 다이제, 해태제과는 오예스와 홈런볼, 크라운제과는 쵸코하임 등 초콜릿이 포함되는 스테디셀러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점 기준 초코파이는 870억원, 홈런볼과 오예스는 각각 864억원과 611억원, 쵸코하임은 2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오리온은 연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 2022년 9월 초코파이를 포함한 1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2013년 이후 9년 만에 가격을 올리면서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할 경우 가격을 내리거나 증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감자·설탕·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이 계속되고 있고, 2022년 가격 인상 이후 인상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연내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크라운해태 역시 가격 인상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크라운제과의 경우 2019년 이후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고, 해태제과는 2022년 5월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으나 초콜릿 제품이 아닌 일부 제품만 해당했다. 오예스의 경우 2018년 중량당 평균 17%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크라운해태 관계자는 "크라운제과는 2019년 이후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고, 해태제과는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웰푸드는 초콜릿 제품 수가 많고 코코아를 직접 수입해 가공하는 만큼 국제 시세에 민감한 반면 오리온과 크라운해태는 가공된 코코아 매스나 유지를 들여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것"이라며 "해외 초콜릿 업체는 앞서 가격을 올리거나 코코아 함량을 줄이는 식으로 원가 인상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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