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네트웍스, 2021년 론칭한 '고기나우' 서비스 내달 종료임세령 부회장, 승진 후 축산 유통사업 M&A로 신사업 확대'자본잠식' 대상네트웍스 골머리···반면 혜성프로비젼 '흑전'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상그룹 육류 도매업 자회사 대상네트웍스는 정육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고기나우' 서비스를 내달 30일부로 종료한다. 이는 대상네트웍스가 고기나우 사업 영역을 전국으로 확장한 2022년 6월 이후 약 2년 만에 사업을 중단하는 셈이다.
고기나우는 정육점의 고기를 1시간 내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거주지 반경 3km 이내 위치한 정육점에서 고기의 용량·중량·두께 등을 기입해 주문하면 맞춤형 육류를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모바일 정육점' 플랫폼이다.
대상그룹이 축산 유통사업에 진출한 건 지난 2019년 축산물 도매업체 디에스앤을 인수하면서부터다. 디에스앤은 대상네트웍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2021년 대상네트웍스 내 육가공 사업부를 분할해 '대상델리하임'을 설립, 같은 해 11월 고기나우를 출시하며 육류 사업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대상그룹은 축산물 B2B(기업 간 거래) 유통기업 크리스탈팜스와 혜성프로비젼의 지분을 각각 70% 인수하기도 했다. 이들은 코스트코·이마트 등 유통업체와 아웃백·빕스 등 외식기업에 육류 납품하는 업체다. 이듬해인 2022년 4월 혜성프로비젼은 크리스탈팜스를 흡수합병했다.
축산 유통사업은 임 부회장이 2021년 부회장 승진 이후 인수합병(M&A)를 통해 키워낸 첫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대상홀딩스의 축산 유통부문은 작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연결조정 전)인 5조2594억원에서 5501억원(10.4%)을 차지하며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낸 모습이다.
대상그룹의 축산 유통사업은 현재 대상네트웍스와 혜성프로비젼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 혜성프로비젼은 지난해 3월 육류 전문 브랜드 '미트프로젝트'를 출시하고 같은 해 6월 공식 쇼핑몰을 론칭했다. 이를 통해 축산 유통사업을 B2B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로 키워가려는 모양새다.
다만 대상네트웍스가 고기나우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상네트웍스는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대상네트웍스는 대상그룹에 안긴 이후로 줄곧 적자를 기록해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네트웍스는 지난해 자본총계 -8억원을 기록했다. 결손금이 2022년 145억원에서 지난해 197억원으로 불어나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일반적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하면 완전자본잠식, 회계상 부실기업으로 본다.
반면 혜성프로비젼은 지난해 흑자 전환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혜성프로비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9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38억원) 대비 대폭 수익성을 개선한 모습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도 적자 49억원에서 작년 순이익 8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향후 대상그룹의 육류 사업이 혜성프로비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상그룹 차원에서도 혜성프로비젼을 밀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대상홀딩스는 지난해 혜성프로비젼의 원재료 구매 및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70억원을 차입했다. 지난해 출시한 미트프로젝트 사업을 위한 자금도 포함됐을 걸로 보인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플랫폼이 활성화 됐던 2021년 정육 O2O 플랫폼인 고기나우를 론칭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며 "팬데믹 종식 이후 추가 사업 확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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