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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렌터카와 제조사의 렌탈 경쟁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렌터카와 제조사의 렌탈 경쟁

등록 2024.05.30 14:59

수정 2024.05.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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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와 제조사의 렌탈 경쟁 기사의 사진

자동차를 빌려 타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본질은 같다. 소비자가 일정 비용을 내면 기간과 차종을 정해 독점적인 이용권을 가진다. 기간은 월 단위가 될 수도 있고 최소 30분의 초단기도 가능하다. 물론 연 단위로 오랜 기간을 선택할 수도 있다. 기간만 다를 뿐 본질은 모두 같다. 그럼에도 차별화를 위해 초단기 렌터카 업체는 스스로를 '카셰어링' 기업이라 부른다. 얼핏 들으면 매우 선진적인 '공유 서비스' 같지만 여기서 말하는 '공유'란 자동차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로 구분할 뿐이다. 그래서 카셰어링은 초단기 대여사업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동차 대여사업자의 사업 구조는 단순하다. 자동차를 빌려줄 때 받는 이용료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차의 가치 하락비용, 그리고 대여사업자가 차를 살 때 지불한 구매 대금의 이자 비용이 포함된다. 자동차를 대여하지만 정확하게는 돈을 빌려주고 매월 원금 및 이자를 회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렌터카 사업을 흔히 변형된 금융 비즈니스로 정의하기도 한다. 돈 대신 자동차를 빌려주는 리스도 개념적으로는 렌터카와 같다.

'자본 조달-자동차 구매-대여'의 사업 구조에서 리스 및 렌터카 기업들의 원가 절감 방안은 단순하다. 우선 '자본'에 해당하는 '자동차의 저렴한 조달'에 매진한다. 그러자면 대량 구매가 핵심이다. 이때 돈이 없으면 금융권을 통해 빌린다. 그리고 이용자에게 대여할 때 이자를 붙여 수익을 만들어 낸다.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이자 회수가 가능한 장기 대여를 선호하는 배경이다. 반면 이용 기간이 짧으면 이용료는 오를 수밖에 없다. 이용이 멈추면 또 다른 이용자를 찾아야 하는데 이때 소요되는 고정 비용이 모두 대여사업자 몫이다. 카셰어링으로 포장된(?) 초단기 렌터카의 대여료가 장기보다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구매 비용을 놓고 자동차회사와 렌터카 기업의 눈치 게임은 치열하다. 먼저 완성차 제조사에게 대여사업자는 놓칠 수 없는 큰 손이다. 때로는 신차 출시 전부터 계약을 진행해 제조사 판매 부진의 위험성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반면 인기 많은 제품은 렌터카 기업의 대량 선점으로 개인 소비자들의 출고가 지연된다. 이때 렌터카 기업은 '새 차를 가장 빨리 타는 방법'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제품 구입의 선점 효과를 가져가려 한다. 그래서 둘은 상황에 따라 치열한 눈치 게임을 펼친다.

그러는 사이 완성차를 제조하는 자동차기업도 점차 렌터카 사업에 군침을 흘린다. 어차피 변형된 금융업이라면 제조물을 가진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어서다. 자동차 판매 외에 자동차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수익을 주목하기 마련이다. 위협을 느낀 렌터카 기업은 거절할 수 없는 대량 구매를 앞세워 제조사의 렌터카 확장을 막으려 한다. 하지만 동일 차종을 같은 기간 빌려 운행할 때 소비자는 제조사의 직접 렌탈을 선호한다. 어차피 운행 기간 동안 제조사 서비스센터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한 자동차기업의 렌터카 사업 부문이 점차 커지는 배경이다.

이에 맞선 렌터카 기업은 빌리는 기간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려 한다. 초단기부터 장기 렌탈 상품까지 마련하고 이용자의 필요 시간을 충족시킨다. 그러자 완성차 제조사는 일정 기간 여러 제품을 나눠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인한다. 사지 않고 빌려 타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제조사와 대여사업자의 렌탈 싸움이 본격 전개되는 이유다. 그리고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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