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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돈줄 막히자 늘어난 약관대출···보험사 '대출 조이기' 우려는 아직

금융 보험

돈줄 막히자 늘어난 약관대출···보험사 '대출 조이기' 우려는 아직

등록 2024.06.10 16:38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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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생·손보사 약관대출 잔액 70.1조···전년比 2.9%↑은행은 대출문턱 높였는데···심사 절차 없고 신평 무관한도 축소 움직임 전망 나왔지만···업계 "영향 크지 않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며 급전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이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로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약관대출이 증가하자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한도 축소 움직임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아직 우려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금융감독원의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생명·손해보험사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8조2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2.9%) 증가했다.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말(71조원)보다는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약관대출이 증가한 이유는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인터넷은행(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19.5점으로 나타났다. 통상 신용점수 3등급(832~890점)까지 고신용자로 분류되는데, 평균 신용점수가 높아지면서 3등급 차주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것이다.

반면 보험약관대출은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일정 범위 내에서 보험사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계약이 담보라 별도의 심사가 필요 없고 신용점수와 상관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약관대출은 금융 취약 차주들이 주를 이루는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하지만 약관대출은 1금융권 대비 융통할 수 있는 금액도 적고 담보대출임에도 금리가 높은 편이다. 또 이자 연체 등으로 대출 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초과하면 보험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가 급전이 필요한 경우 보험을 해약하는 대신 약관대출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약관대출은 가산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도 낮아졌다. 약관대출 금리는 기본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하는데 보험 상품의 종류, 가입 기간, 보험료 납부 방법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보험사들은 올해 초 약관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 산정체계를 합리화하라는 금융당국 개선 권고에 따라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0.3~0.5%포인트 인하한 수준으로 조정했다.

약관대출 잔액이 늘면 보험 해지율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차주가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지 환급금이 적은 보장성 보험의 해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약관대출은 해지 환급금을 담보로 설정해 받는 대출로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위험도는 낮은 편이다.

약관대출 규모가 증가하자 일각에서는 약관대출 규모가 큰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도 축소 등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화재가 이달 26일부터 순수 보장성 상품 5종의 약관대출 판매를 중단하면서 이 같은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화재가 약관대출 판매를 중단하는 상품은 순수 보장성 보험 상품으로 해당 상품의 약관대출 가능 비율은 해지 환급금의 30%였으나 이를 0%로 줄이기로 했다. 이들 상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지 환급금이 줄어드는데, 해지 환급금이 없어지는 상품에 대해 대출을 내준다는 것 자체가 보험사 입장에서 위험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삼성화재는 이들 상품에 대한 대출 가능 비율을 계속해서 줄여온 데다, 이들 상품의 약관대출 규모도 0.8% 수준으로 미미해 약관대출 잔액 증가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일반 신용대출 등과는 달리 대출 거절을 한다든지 하는 계약은 아니다"라며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풍선효과 등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는 있으나, 약관대출을 한도를 축소하거나 하는 움직임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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