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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경쟁력도, 차별성도 없다"···'찬밥 신세'된 준명품, 돌파구는?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경쟁력도, 차별성도 없다"···'찬밥 신세'된 준명품, 돌파구는?

등록 2024.06.10 16:59

수정 2024.06.11 10:43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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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티지, 지난해 영업익 두 자릿수 감소브랜드 노후화···'빠른' 유행에 '느린' 대응스토리·디자인 변화 필요···경쟁력 높여야

MCM과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 등 준명품 브랜드들이 브랜드 노후화와 트렌드 변화 대응에 더디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MCM과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 등 준명품 브랜드들이 브랜드 노후화와 트렌드 변화 대응에 더디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한때 국내에서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던 메스티지(준명품) 브랜드들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매스티지는 품질은 명품에 준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대중적인 명품이다.

업계는 매스티지 브랜드들이 최근 급변하고 있는 소비 트렌드를 발 빠르게 파악하지 못한 탓에 브랜드 노후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유행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을뿐더러 트렌드에 민감한 10~30대가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지만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MCM과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 등 3대 준명품 핸드백 브랜드의 지난해 수익성은 일제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국내에서 MCM을 운영하는 엠씨엠코리아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52억원) 대비 17.3% 감소했다. 다만 긍정적인 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20.9%(775억원) 증가한 937억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수익성 방어엔 실패했지만 주된 소비층인 젠지, 밀레니얼 세대 등 '디지털 노마드' 소비자를 겨냥하고자 채택한 디지털 중심의 럭셔리 브랜드라는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이 외형을 확대하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까지 MCM과 함께 핸드백 브랜드로 인기를 얻었던 루이까또즈와 메트로시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추락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루이까또즈를 전개하고 있는 크리에이션엘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은 2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496억원으로 전년(572억원)보다 13.3% 줄었다.

메트로시티의 상황도 비슷하다. 메트로시티를 보유한 엠티콜렉션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62억원으로 1년 새 적자 폭이 30억원 늘었다. 매출 역시 724억원에서 646억원으로 10.8% 감소했다.

이들 브랜드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노후화와 트렌드 분석이 더디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신명품' 브랜드는 독창적인 이미지로 인해 선호도가 높은 편이지만 이들 브랜드는 시대가 지나도 차별성보다는 한결같은 브랜드 이미지가 견고히 구축돼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처럼 소장, 투자 가치가 확실한 브랜드도 아니라는 평가다.

30대 직장인 서모씨는 "에루샤와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하더라도 소장 가치가 있기 때문에 웃돈을 붙여 되팔 수 있지만 메스티지 브랜드의 경우 가지고 있거나 버려야 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어느 순간부터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좋은 제품 하나를 구매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신명품 브랜드를 사자는 마음이 생기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쏟아지는 신생 브랜드들로 경쟁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명품 시장에서 메스티지 브랜드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만의 스토리와 제품 디자인 변화 등을 통해 경쟁력과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코로나19 등 변수가 많은 상황 때문에 변화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준명품 브랜드들이 파격적인 시도에 나서볼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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