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그룹 경영전략회의 개최'SKMS'·사업 리밸런싱 다뤄질듯패기·과감한 실행으로 위기 극복할까
SK가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을 꺼내들었다. 그룹을 둘러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달 말 열릴 확대경영회의에서는 SK의 DNA이자 근본 경영철학인 SKMS 정신을 되새길 예정이다. 또한 그룹의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도 주요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SK가 그간 경영철학의 근간으로 삼아온 SKMS도 주목받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양일간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SKMS연구소에서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확대경영회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회의다. SK는 6월 확대경영회의, 10월 CEO 세미나 등 1년에 크게 두차례 정도 그룹 CEO들이 함께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확대경영회의의 명칭이 경영전략회의로 변경해 진행된다.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는 크게 SKMS와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라는 두 가지 주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SKMS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다. SKMS는 1979년 선대회장인 최종현 회장이 정립한 선경경영관리체계(SKMS, Sunkyong Management System)으로 경영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경영에 대한 이해를 달리하게 되면 경영의 목적이나 방향도 제각기 다르게 되고,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해 의사결정을 그르쳐 올바른 경영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봤다. 이에 경영에 대한 통일된 정의를 내리고 경영자가 이를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SKMS를 만들었다. 이후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에 이어 최태원 회장의 손을 거쳐 수차례에 보완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SKMS는 크게 SK의 경영철학과 이를 현실 경영에 구현하는 방법론으로 구성돼있다. 우선 경영 철학으로는 '구성원의 지속적 행복'이다. SK 경영의 궁극적 목적은 구성원의 행복이라는 뜻이다. 더불어 구성원들의 지속적 행복을 위해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고객·비즈니스 파트너·주주·사회)의 행복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같은 '구성원의 행복'이라는 경영철학을 위해 'VWBE 문화'와 'SUPEX Company'를 실행원리로 삼고 있다.
VMBE 문화는 구성원이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할 때 자발적(Voluntarily)·의욕적(Willingly)·두뇌활용(Brain Engagement)을 하게 되며 이는 곧 일과 싸워서 이기는 패기라는 설명이다. 패기 있는 구성원은 스스로 동기부여해 문제를 제기하고 높은 목표에 도전,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실행을 함으로써 더 높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SUPEX Company'는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장기적 생존 조건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 구성원 행복을 창출해 나가는 회사를 의미한다.
이처럼 SK가 그들의 DNA와도 같은 SKMS를 다시금 꺼내든 데에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파고를 넘기 위해 본연의 각오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경영진들의 판단이 녹아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추진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해말 수펙스추구협의회 수장으로 최창원 의장을 앉힌 이후 그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 중에 있다. SK는 리밸런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밸런싱에 있어서도 SKMS의 정신인 '패기'와 '과감한 실행'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그룹은 여러모로 사면초가에 빠져있다. SK온 등 에너지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간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여파까지 덮쳤다는 점에서다. 최태원 회장이 천문학적 재산분할을 위해 그룹 지분 등을 활용할 경우 지배구조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SK가 SKMS 정신을 기반으로 위기들을 타개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항소심 판결 이후 임시로 열린 지난 3일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며 "그룹 DNA인 SKMS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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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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