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에 챗GPT 접목 한층 더 '똑똑'젠모지·텍스트 요약 등 기능 담겨통화녹음 시 고지···실효성은 의문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를 개최하고 운영체제 iOS 18 업데이트 내용 발표와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된 점은 AI 기능들이다. 우선 글 작성 시 어조를 변경해 주거나 텍스트를 요약 등 지원해 준다. 이 밖에도 이용자가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젠모지(Genmoji), AI 이미지 편집, 이메일 요약, 통화 및 녹음 텍스트 전환 등이 담겼다.
무엇보다 음성 비서 역할을 해오던 '시리'(Siri)에 가장 큰 변화가 생겼다. 폐쇄적인 생태계를 고집해 왔던 애플이 오픈 AI와 협업을 통해 챗GPT를 접목, 한층 더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그간 시리에게 단순 명령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대화 맥락을 더욱 잘 파악해 진정한 비서 역할을 해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엄마 비행기가 언제 도착해"라고 물어보면 시리가 이메일로 공유됐던 항공권 정보, 실시간 운항 정보 등을 검색해 알려주는 식이다. 또한 시리를 이용할 때 음성을 이용하지 않고 타이핑으로 이용할 수도 있게 됐다.
다만 이같은 AI 기능들은 이미 삼성전자에서 선보인 AI 기능들과 큰 차이는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낳는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첫 AI폰으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이며 다양한 AI 기능들을 담아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선보인 AI 기능들은 구글과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검색도구 서클 투 서치를 비롯해 실시간 통역 및 번역, 메시지 톤 조정, AI 사진 편집 등이다. 애플이 이번에 선보인 AI 기능들과 큰 차이점은 없다. 애플이 뒤늦게 AI 기능들을 선보였음에도 '혁신'이 없었다고 지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애플은 통화녹음도 가능하게 했다. 갤럭시는 자체 통화 녹음 기능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 기능이 제공되는 건 2007년 출시 이후 처음이다. 이 또한 통화 녹음 시 상대방에게 녹음 사실을 고지하도록 되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남아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산업의 강자인 애플이 첫 AI폰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은 유효하다. 애플의 첫 AI 폰 출시가 교체 수요를 자극하는 데에는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공개될 아이폰16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17년 만의 첫 AI 아이폰으로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의 동시 접속할 수 있어 향후 아이폰 교체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과거 5년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아이폰12 및 아이폰13 사용자들이 올 하반기 아이폰 16부터 교체를 시작해 아이폰 17까지 대규모 교체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아이폰 빅사이클 진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아이폰 판매량은 3년 만에 최대치(2.35억대) 달성이 전망되고, 내년에도 판매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애플의 AI폰 참전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역시 올 초 갤럭시 S24 시리즈에 이어 다음 달 AI 기능을 탑재한 폴더블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6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생성형 AI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했다"며 "향후 생성형 AI의 판매 비중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중이 11%에 이르며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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