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하반기 수요 회복, 실적 성장 견인"젠슨황, 삼성 HBM 가능성 언급에 기대감↑삼성, 유일한 턴키 업체 강점 활용 가능성도
12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DDR4 8Gb)의 5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과 같은 2.1달러를 기록했다.
D램 가격은 지난달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상승세에 있다. 실제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올랐고 4월은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처음 2달러대를 회복한 바 있다는 점에서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5월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전월과 같은 4.9달러를 유지했다. 낸드 가격은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연속 올랐었다.
D램 및 낸드 가격이 잠시 숨고르기에 나선듯하지만 전분기에 비하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구나 하반기 분위기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주요 메모리 공급사들의 D램,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대비 각각 20%,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2분기 진입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 예상했던 연초와 달리 D램, 낸드 각각 전분기대비 평균 10% 중반, 10% 후반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전환 투자에 따른 감산 효과, 낸드 공급 제한 효과, AI 애플리케이션 탑재량 증가 등이 고객사들의 선제적 구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밸류체인 전반의 수요 회복이 확인되면서 안정화된 재고를 기반으로 재고보충 수요와 하드웨어 평균 스펙 상향, 수요처 다변화 등이 메모리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과 낸드 시장의 회복세는 삼성전자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해당 시장은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즉 시장 회복은 곧 이익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지난해 수십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1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반기 시장 개선 정도에 따라 실적 상승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지난해 4분기 매출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을 집계한 바를 보면 삼성전자가 79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1위(시장점유율 45.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점유율도 31.4%(매출 42억달러)로 1위였다.
물론 최근 D램 시장에서 크게 부상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은 삼성전자가 고전 중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에 이미 납품을 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고객사로 잡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일 대만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미국) 3곳은 모두 우리에게 HBM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삼성전자의 HBM이 채택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또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뚫기 전이지만 다른 고객사들의 HBM 수요로 제품 판매가 원활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HBM의 경우 올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기준 출하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해당 물량과 관련해선 거래처와 협의를 마쳤고 2025년에도 올해 대비 두 배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부터 파운드리, 첨단패키징까지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턴키'(일괄 수주·생산) 업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추후 이를 활용하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AMD가 삼성전자의 3nm GAA 공정 협력 가능성 관련) AMD의 TSMC 의존도와 인텔과의 경쟁관계 등을 고려하면 삼성파운드리 사용은 장기 시계열 관점에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메모리와 파운드리 유저가 별개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AMD 등 칩메이커가 파운드리의 사용자이자 동시에 HBM의 고객"이라고 집었다.
이어 "공급사 입장에서 다양한 운영의 묘를 살릴 여지가 있다"며 "또한 글로벌에서 삼성전자만이 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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