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證, 1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 5.7%신종자본증권·RCPS, 회계상 부채 아닌 자본으로 분류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지난 11일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아이비케이투자증권 제1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 금리는 연 5.7%로 정해졌으며 5년 경과 후 중도상환(콜옵션)이 부여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만기가 없거나 30년 이상으로 긴 영구채다. 다만 발행 금융회사는 통상 발행 5년 또는 10년 후 콜옵션을 약속해 실제로는 만기가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높고 투자자들에게는 금리가 올 하반기 이후 내리더라도 향후 5년은 연 5%대 금리에 묶어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1000억원 규모 인수에는 흥국생명보험주식회사,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DB손해보험주식회사,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5개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금융·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확충 및 재무구조 개선 수단으로 활용된다. 금리 수준이 회사채보다 높음에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단순 자금 조달보다 몸집을 불리는 동시에 부채 비율도 관리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유상증자나 영업현금 여력이 없는 기업은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IB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가 1조1007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증권 발행규모는 자기자본의 약 10%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자를 좀 더 지급하더라도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기준 회계상 기본자본으로 인식돼 자본비율(NCR)을 안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NCR은 증권사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향후 손실에 대응할 수 있는 증권사의 역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높을수록 증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1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NCR은 2147.4%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IBK투자증권의 NCR은 460.6%로 전년 동기(563.3%) 대비 저하됐다. 실제로 IBK투자증권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 목적에 대해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순자본비율(NCR) 제고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증자의 경우 모행인 기업은행 및 대주주들의 승인과 증자 한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신속하게 단기적인 성과를 내고 성장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기반으로 펀드 한도 상향, IB부문의 직간접 투자 등 신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도 지난 9일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30년 만기, 5년 콜옵션, 5.1% 금리로 수요예측에서 234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메리츠음융지주는 지난 5월 메리츠증권의 메리츠캐피탈 2000억원 유상증자 참여와 메리츠화재의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 자회사 지원에 따라 재무구조를 확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아울러 증권사들은 몸집 불리기를 통해 수익구조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3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437만2618주를 발행해 운영자금 2300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RCPS는 통상 부채로 분류하지만 상환권이 회사 측에 있을 경우에는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을 넘으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 여건을 갖췄다. 회사는 향후 종투사 진입 이후 기업 신용공여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발행어음 업무 등을 노려볼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각 증권사가 놓인 상황에 따라 영구채 성격의 신종자본증권인지, 후순위채인지, RCPS인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콜옵션이 있는 코코본드 형태로지만 자본으로 인식된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금리, 투자자 모집 등까지 고려하면 신종자본증권이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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