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카카오 김범수 구속영장 청구···변호인단 "유감"(종합)

檢,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구속영장 청구

SM엔터 시세 조종 혐의···소환조사 당시 전면 부인

변호인단 "불법 용인한 바 없어···유감스럽게 생각"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그래픽=이찬희 기자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최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김 위원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소환해 20시간에 걸친 밤샘 조사를 벌인지 8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합계 약 2천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난 소환조사 당시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사들이는 것에 대해 승인한 바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단은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가 없다. 이 건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 매수였다"며 "그럼에도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향후 영장 심문 과정에서 이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현재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검찰은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먼저 재판에 넘겼다. 배 대표는 자본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이었고 불법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카카오 측과 공모해 펀드 자금 1천100억원을 동원, SM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A씨는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 횡령·배임 등 의혹까지 총 4건을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