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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SK에코플랜트, IPO에 사활···반도체 기업 편입

부동산 건설사 SK 리밸런싱 본격화

SK에코플랜트, IPO에 사활···반도체 기업 편입

등록 2024.07.18 18:09

수정 2024.07.18 18:43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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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산업가스 업체 편입···포트폴리오 전문가 김형근 첫 행보 포트폴리오 강화로 재무구조개선 및 기업가지 상승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 확대전략 차질 우려도

SK에코플랜트 사옥. 사진제공=SK에코플랜트SK에코플랜트 사옥. 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IPO(기업공개)를 위해 SK그룹 내 알짜 회사들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업계에선 수차례에 걸친 친환경기업 인수로 인해 커진 재무 부담을 덜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꾀하겠다는 복안으로 평가한다. 다만 일각에선 연결고리가 약한 사업들을 품게 됨에 따라 SK에코플랜트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SK에코플랜트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편입 안건을 의결했다. SK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싱가포르 특수목적법인 S.E.Asia Pte의 에센코어를 SK에코플랜트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기고, SK㈜에 같은 금액만큼의 SK에코플랜트 지분을 건네는 구조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도 같은 방식으로 산하에 편입된다.

에센코어는 SK그룹 산하 반도체 가공·유통 회사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를 활용해 SSD(대용량 저장 장치), USB, 마이크로SD카드 등을 제조 및 판매한다. 에센코어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210억원의 매출과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고순도 산업 가스를 생산한다. 작년 기준 매출 2576억원, 영업이익 653억원을 기록했다.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편입은 이달 15일 SK에코플랜트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형근 사장의 첫 행보다. 김형근 사장은 과거 SK그룹 내에서 전략 및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등을 담당한 인물이다. 이번 에센코어 등의 자회사 편입에도 김형근 사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편입으로 상장에도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좋은 실적을 가진 업체들을 편입함으로써 재무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코스피 상장을 위해서는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3년 평균 700억원 이상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을 실현해야 한다. ▲최근 ROE 5% 혹은 3년 합계 10% 이상 ▲이익액 최근 30억원, 3년 합계 60억원 이상이라는 요건 중 하나도 충족시켜야 한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그간 건설 경기 침체와 차입금 부담으로 실적 부침을 겪어왔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336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내며 적자전환했다. 순차입금은 전년 3조2577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뛴 4조2901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809억원, ROE(자기자본이익률)도 -3.02%로 집계됐다.

물론 친환경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한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산업가스 업체가 품는 데 대한 불안감도 상존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종전 'SK건설'이라는 간판을 떼어냄과 동시에 친환경 관련 사업을 확대했다. 기업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건설업 중심에서 친환경·에너지 사업 위주로 재편하는 것이 옳겠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여전히 SK에코플랜트의 사업 비중 내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만만찮다. 지난해 전체 매출 66%인 5조8941억원이 건축과 토목부문에서 나왔다. 건설과 친환경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지속 중인 SK에코플랜트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는 이유다.

정체성 약화에 대한 언급이 불거지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022년 8월 론칭한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DE'FINE)'의 확대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뷰의 상위 등급으로 드파인을 선보였지만, 현재까지도 드파인을 내건 단지는 7곳에 불과하다.

업계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 기업들을 인수했지만, 산업폐기물처리나 폐배터리활용 등 본업인 건설업과 연관성을 유지해 왔다"면서 "이번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영위하는 사업이 건설업과 동떨어져 있어, SK에코플랜트의 기업정체성 약화와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인수한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정체성 약화 우려도 적다는 입장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에센코어는 IT자산처분서비스(ITAD)를 영위하는 SK테스와 고객군이 겹친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보유한 산업가스생산설비 플랜트기술도 SK에코플랜트와 연관성이 있다"면서 "탄탄한 재무구조와 실적을 보유한 두 업체가 편입됨으로써 재무구조가 튼튼해진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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