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보, 앱티스 경영권 인수·전략적 투자로 R&D 분야 넓혀GLP-1 비만치료제, MASH 등 성장동력 확보···임상 '순항'ADC 등 차세대 기술 투자도···대표 교체해 '경영쇄신' 나서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지난 2022년 미국 나스닥 상장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이하 뉴로보), 지난해 국내 ADC(항체약물접합체) 전문기업인 앱티스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한편,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며 신약 개발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뉴로보를 통해 블록버스터 비만약으로 주목 받는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티르제파타이드)와 같은 GLP-1 계열 비만칠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회사가 개발 중인 'DA-1726' 최근 글로벌 임상 1상 파트2 미국 첫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파트2는 건강한 비만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4주간 DA-1726 또는 위약을 반복 투여하는 시험으로 진행되며, 내년 1분기에 임상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2분기에는 글로벌 임상 1상 파트 3을 계획하고 있다.
DA-1726은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와 달리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GCG)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다. 이를 통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DA-1726은 비교 전임상 연구 결과를 통해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GLP-1, 위 억제 펩타이드(GIP) 이중작용제인 '티르제파타이드'와 비교해서도 더 많은 섭취량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으며, 우수한 콜레스테롤 상승 억제 효과도 확인했다.
특히 글루카곤은 간에도 직접적인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대사이상지방간염(MASH)로의 확장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MASH는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축적돼 간경화, 간암, 간부전 등 심각한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복잡해 미충족 의료 수요가 존재한다.
MASH 치료제로 상용화된 제품은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레스메티롬)가 유일하다. 다만 낮은 약효, 높은 약값 등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잇는 약물 니즈가 높다.
뉴로보는 MASH를 적응증으로 한 경구(먹는) 약물인 'DA-1241'도 보유하고 있다. DA-1241은GPR119 agonist(작용제) 기전의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현재 글로벌 임상 2상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말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DA-1241은 전임상에서 간경화, 염증, 섬유화, 지질 대사 및 포도당 조절 등의 개선 효과를 확인해 MASH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DA-1241은 '세마글루타이드'와 병용요법 가능성도 확인하고 있다. MASH의 병인과 질병의 진행 정도가 다른 두 가지 마우스모델에서 확인한 비임상 유효성 결과, 대사 이상이 있는 식이 유발 MASH 마우스 모델에서 8주간 DA-1241과 세마글루타이드를 함께 투여받은 마우스는 모두 NAS(지방간 활성도 점수)가 1점 이상 개선됐으며, 80% 이상의 개체에서 2점 이상의 개선효과를 보이는 우수한 약효를 나타냈다.
동아에스티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차세대 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 인수한 앱티스는 3세대 ADC 링커 기술인 '앱클릭(AbClick®)'을 가지고 있다.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와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Drug)을 결합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 중 하나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ADC 시장 규모는 2015년 10억 달러(1조3863억원)에서 2023년 100억 달러(13조8680억원)로 증가했고, 오는 2028년에는 280억 달러(38조8304억원)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앱클릭은 항체 변형 없이 위치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시킬 수 있는 기술로, 이를 활용해 ADC의 체내 반감기를 길거나 짧게 조절이 가능하다. 현재 앱클릭 기반의 위암, 췌장암 타깃인 ADC 후보물질 'AT-211'을 개발 중으로, 올해 임상1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해 내년 본궤도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또 동아에스티는 앱티스를 통해 중요한 공동연구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지난 4월에는 프로젠과 이중항체 ADC 공동개발 계약을, 지난 5월에는 셀비온과 항체-방사성동위원소 접합체(ARC)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신약개발기업 온코빅스와 ADC 기반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이밖에도 동아에스티는 일동제약그룹 신약개발 전문회사인 아이디언스에 약 2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등 R&D 투자를 지속 확대했다.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선 동아에스티는 아이디언스가 보유한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베나다파립'과 병용투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동아에스티는 R&D 투자 확대로 인해 수익성이 흔들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4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한 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는 1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회사는 대표이사 등 경영진 교체로 경영쇄신에 나선 상태다. 새 수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이끌었던 정재훈 대표다. 그는 지난 2009년과 2011년 동아제약의 영업기획실 영업기획팀과 운영기획팀 팀장을 맡아 영업부문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경험이 있다.
동아에스티는 정 대표에 대해 "영업 환경 악화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그동안의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을 쇄신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회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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