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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김홍국 '장인라면' 부진 발목?···5년 새 대표 4번 갈아치운 하림산업

유통·바이오 식음료

김홍국 '장인라면' 부진 발목?···5년 새 대표 4번 갈아치운 하림산업

등록 2024.07.23 10:02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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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빠진 하림산업, 김기만 단독대표 체제 전환김홍국 야심작 '더미식', 초기 고가 정책에 부정 평가광고비 증가·쌓여가는 재고자산···하림지주 자금수혈

김홍국 '장인라면' 부진 발목?···5년 새 대표 4번 갈아치운 하림산업 기사의 사진

김홍국 하림 회장이 진두지휘한 가정간편식(HMR) 사업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하림산업이 '적자 수렁'에 빠졌다. 하림산업은 제조설비 설립을 시작한 2019년부터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나 5년 새 4명의 대표이사를 갈아치우며 경영 불안을 겪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동기 하림산업 공동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하림산업은 민 대표의 사임으로 김홍국 회장의 큰 형인 김기만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민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2월 공동대표로 선임된 지 약 1년 반 만에 자리를 떠났다.

하림산업은 2019년 공동대표 체제를 마련하고, 생산 공장 등 제조설비를 마련해 2021년부터 HMR 신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림산업은 2019년 12월 이강수 전 공동대표를 선임한 이후 사업을 전개한 약 5년 동안 4명의 수장을 교체했다. 민동기 전 대표 이전으로는 대표이사가 약 1년 주기로 바뀐 셈이다.

민 전 대표는 특히 하림펫푸드 대표로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선임된 인물이다. 민 전 대표는 1985년 하림 계열사인 선진에 입사해 팜스코·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 대표를 지내고, 2017년 제일홀딩스의 코스닥 상장을 주도하기도 했다. 하림펫푸드 대표로 취임한지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하림산업으로 자리를 옮기며 실적 반등에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민 전 대표마저 사임하면서 대표이사의 퇴임 행보가 반복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사태가 신사업의 부진한 성적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림산업은 2021년 10월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THE)미식'을 론칭하고, 첫 제품 '장인라면'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김홍국 회장은 그동안 기자간담회에 직접 나와 제품을 소개하고 시연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출시 초기 더미식은 프리미엄을 표방한 '고가 정책'에 소비자의 반발을 샀다. 가격만큼의 만족도를 주지 못 했다는 평가에서다. 일례로 더미식 장인라면은 한 봉지 2200원에 책정됐는데, 라면 1위 브랜드인 농심 신라면이 950원인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비싼 값이다.

김홍국 '장인라면' 부진 발목?···5년 새 대표 4번 갈아치운 하림산업 기사의 사진

이에 하림산업은 간편식 사업 전개 이후로 현재까지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2021년 589억원 ▲2022년 868억원 ▲2023년 109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 중 광고선전비는 68억원, 128억원, 262억원으로 매년 두 배씩 증가하는 추세다. 하림산업은 더미식 장인라면 광고 모델로 배우 이정재를 내세우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재고자산회전율도 하락했다. 하림산업의 재고자산회전율은 간편식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21년 6.1%에서 2022년 8.9%로 올랐다가 지난해 6.8%로 떨어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은 회사가 재고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매출로 이어지는지 측정하는 지표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재고자산은 특히 제품과 반제품이 증가했다. 제품은 기업이 판매를 목적으로 생산한 재화, 반제품은 생산 공정에 있는 재화로 그 상태로 판매가 가능한 재화를 말한다. 작년 하림산업의 제품과 반제품 재고자산은 각각 80억원, 25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38억원, 2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배, 12배 증가했다. 이는 만들고 안 팔린 제품이 쌓였다는 의미다.

하림산업의 재정이 흔들리자 지주사인 하림지주가 손실을 떠안기 시작했다. 하림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약 1년 동안 4회에 걸쳐 운영자금 등을 목적으로 총 1300억원을 하림산업에 출자했다. 하림지주는 하림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김홍국 회장의 신사업 확장 및 프리미엄 전략이 하림산업 실적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본다. 다만 실적 악화와 별개로 신사업 확장은 지속되고 있다. 하림산업은 더미식 브랜드에서 라면·즉석밥에 이어 국·찌개·탕, 만두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지난해 스트릿푸드 전문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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