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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선장 잃은 카카오, 쇄신도 AI도 글로벌도 '시계제로'

IT 인터넷·플랫폼 김범수 구속

선장 잃은 카카오, 쇄신도 AI도 글로벌도 '시계제로'

등록 2024.07.23 12:58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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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전격 구속···"증거인멸·도주 염려"검찰 "SM엔터 시세 조종에 가담"···김범수 "혐의 사실 아냐""쇄신·사업에 절대적 영향력" 새 AI 서비스 론칭 차질 우려도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됐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 회사를 방해할 목적의 시세 조종이 있었는데, 그도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의 최대주주로 계열사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온 만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사업 투자와 기업 쇄신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초유의 총수 구속 사태 맞은 카카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날 새벽 "증거 인멸 우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지 8개월 만이다.

검찰은 전날 영장실질심사에서 200쪽이 넘는 프레젠테이션(PPT) 자료와 1000쪽 이상의 서면 의견서를 제시하며 김 위원장의 구속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장은 판사 출신 전관 변호인과 금융 전문 검사 출신 변호사가 포함된 12명의 호화 변호인단으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카카오는 199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되는 초유의 위기를 맞게 됐다.

카카오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社)인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를 막고자 SM엔터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2023년 2월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를 위해 주식을 공개 매수하던 기간에 카카오가 장내에서 SM엔터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를 높였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가담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반면 김 위원장은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지난 18일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가 없다"며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호소한 바 있다.

18일 오전에 진행된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 사진=카카오 제공18일 오전에 진행된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 사진=카카오 제공

하반기 중요 발표 앞두고 '시계제로'


김 위원장이 전격 구속되면서 카카오의 신사업 투자와 기업 쇄신 작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만들어 조직 쇄신과 지배구조 개편 등을 이끌고 있다. 계속된 쪼개기 상장과 골목상권 침해, 경영진의 잇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이어져 여론이 악화했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비판하자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의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이를 이끌던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자칫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 측면에서도 혼란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의 최대주주로 카카오를 통해 계열사에도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너가 실질적으로 업무를 보기 힘들어지면 ▲대형 투자 ▲인수합병(M&A) 추진 ▲신사업 발굴 ▲경영체계 개편 등의 의사 결정이 모두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하반기로 예고된 카카오의 AI 서비스 데뷔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앞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데이터센터 공개 행사에서 "올해 카카오만의 차별점이 담긴 AI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또 비슷한 시기 카카오 본사 AI 전담 조직과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일부 조직을 결합한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만들어 연구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22년 생성형 AI모델인 '챗GPT' 등장 이후 많은 IT기업이 뛰어들며 두각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카카오는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하반기 발표가 매우 중요하다는 평가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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