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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높으신 분을 더 위대하게" 럭셔리 MPV 렉서스 LM500h

산업 자동차 야! 타 볼래

"높으신 분을 더 위대하게" 럭셔리 MPV 렉서스 LM500h

등록 2024.07.29 22:54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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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 드리븐' 목적에 부합하는 차···각종 편의시설 일품뒷좌석 48인치 모니터 통해 화상회의·OTT 시청도 가능승객 모두가 편안함 느끼는 부드러운 직진 성능 돋보여

렉서스 MPV LM500h. 사진=렉서스코리아 제공렉서스 MPV LM500h. 사진=렉서스코리아 제공

소위 '미니밴'이라고 부르는 다목적 자동차(MPV)는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은 한 직접 운전할 일이 많지 않다. 보통은 가족 또는 친구 여러 명이 한 대의 차에 함께 타고 여행을 갈 때 이 차를 몰거나 사업 또는 의전 용도로 MPV가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세단 대신 MPV를 업무용 차로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MPV가 보유한 여러 효용성을 높게 평가하는 기조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주요 재벌총수들이나 유력 정치인들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낼 때 MPV를 타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그 사례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가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 첫선을 보인 플래그십 고급형 MPV LM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간파하고 내놓은 신차라고 할 수 있다. 이 차는 '진정한 자신이 되는 이동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난 24일 정식 출시된 모델은 LM500h로 2.4리터 D-4ST 엔진과 고출력 이-액슬(e-Axle) 전기 모터를 결합해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렸다. 시스템 총출력이 368마력에 이르고 상시 4륜구동(AWD) 방식으로 달릴 수 있어서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토요타 알파드의 상위 호환 모델인 렉서스 LM500h는 4인승 로열 트림과 6인승 이그제큐티브 트림으로 나눠서 판매되는데 정식 출시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렉서스 MPV LM500h. 사진=정백현 기자렉서스 MPV LM500h. 사진=정백현 기자

기자가 만난 차는 LM500h 4인승 로열 트림이었다. 직접 운전하기에 앞서서 뒷좌석부터 앉아봤다. MPV는 운전자의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소위 '상석'이 되는 뒷좌석에 앉는 사람이 얼마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MPV는 수행 기사가 VIP를 자택에서 목적지까지 이동시켜 주는 '쇼퍼 드리븐' 목적이 강하다. 따라서 운전자보다 뒷좌석에 탄 이들의 편의성이 이 차의 진짜 가치를 강조하는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뒷좌석 시트는 여객기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에 앉은 듯한 느낌이었다. 등받이와 종아리 받침 쿠션이 일직선에 가까울 정도로 쭉 펴졌다. 특히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동안에도 상당히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LM 개발을 담당한 오치하타 마나부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엔지니어는 "오랫동안 앉거나 누워있어도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오치하타 엔지니어 본인이 극심한 요통을 달고 사는 탓에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 썼다는 후문이다.

시트 내부에는 마디마디 뭉친 몸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는 안마 의자 기능도 있다. 총 7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릴랙세이션 모드'는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온몸 구석구석을 주물러준다. 고된 업무와 스트레스에 지친 사업가들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제격이었다.

렉서스 MPV LM500h의 뒷좌석과 차내 48인치 대형 모니터. 사진=정백현 기자렉서스 MPV LM500h의 뒷좌석과 차내 48인치 대형 모니터. 사진=정백현 기자

뒷좌석의 가장 큰 장점은 진동 감지의 최소화다. 좌석의 여러 부가 기능이 편리하다고 해도 도로 주행 중 발생하는 진동이 동승자의 몸에 그대로 전해지면 부가 기능의 편리함도 빛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뒷좌석에 앉아 있는 동안 기자가 느낀 진동은 거의 없었다. 이는 시트의 뼈대인 안티 바이브레이션 프레임과 뒷바퀴의 트레일링 암 기반 더블 위시본 타입의 서스펜션 덕분이다.

특히 LM의 서스펜션에는 렉서스 제품 중 최초로 완충장치(쇽 업소버)에 주파수 감응형 밸브를 결합했는데 '리어 컴포트'로 주행 모드를 설정하면 뒷좌석에 전해지는 진동을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다.

뒷좌석 시트 앞에는 48인치 크기의 FHD 모니터가 탑재돼 있다. 이 모니터로는 다양한 영상을 상영할 수 있는데 개인 PC나 스마트폰을 HDMI 케이블이나 미러링으로 연결할 수 있어서 이동 중 업무 프레젠테이션 준비나 화상 회의도 충분히 가능하다.

16:9 비율의 1개 화면만 켤 수 있고 1개 화면을 모니터에 가득 채워서 볼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화면의 가로 비율이 지나치게 늘어난다. 또 16:9 비율 화면을 2개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 같은 영상을 나란히 2개 틀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영상을 틀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자체 탑재한 셋톱박스를 통해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를 즐길 수도 있기에 나들이를 위해 함께 탄 가족들이 이동 중에도 재미있는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발휘할 수 있다.

렉서스 MPV LM500h 뒷좌석의 차내 냉장고와 사무용품 보관 공간. 사진=정백현 기자렉서스 MPV LM500h 뒷좌석의 차내 냉장고와 사무용품 보관 공간. 사진=정백현 기자

이밖에 뒷좌석 시트 앞에는 2리터 안팎 부피의 병 2~3개를 넣을 수 있는 냉장고와 양옆으로 서류 가방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는데 특히 냉장고는 단순히 보관만 하는 용도가 아니라 음료가 차가워질 정도로 냉장 능력이 강력하다고 한다.

뒷좌석과 앞좌석은 격벽으로 막혀 있다. 격벽 안에는 여닫을 수 있는 전동 유리창이 있다. 특히 유리창은 흐림(디밍) 기능이 반영돼 있어서 버튼을 누르면 투명하던 창이 뿌옇게 흐려진다. '상석'에 앉은 탑승객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기능 정도로 이해하면 편리하다.

운전자 뒤쪽의 유리창이 흐려지면 운전자가 후방 주시를 위한 룸미러 사용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있다. 하지만 이 차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차 뒤편에 장착된 카메라가 차의 뒤를 선명하게 촬영해서 룸미러로 생중계해 준다.

뒷좌석 탐색을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이제는 직접 도로 위를 달려볼 때다. 2.4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심은 덕에 조용하면서 부드러운 직진 성능이 돋보였다. 촌각을 다툴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업가들의 기민한 이동에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앞바퀴와 뒷바퀴의 구동력이 적절히 구분된 덕에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또 정지 직전에 제동력을 조절할 수 있는 '스무스 스톱 컨트롤'이 반영돼 차가 설 때 급격하게 전해질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한 점도 특징이었다.

'MPV는 운전이 투박하고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우려가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주행감에서 꽤 높은 점수를 줄 만한 차였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하다. 뒷좌석과 앞좌석 사이 격벽과 유리창을 모두 닫으면 운전자와 뒷좌석 승객 간의 대화가 거의 불가능했다. 뒷좌석의 모니터에서 나오던 음악이 앞좌석에서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강력하게 차단됐다.

그만큼 뒷좌석 승객의 사생활을 확실하게 보호한다는 장점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법인 용도가 아닌 개인 용도, 특히 가족 나들이용 패밀리 카로 활용된다면 이 부분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을 법하다. 아울러 패밀리 카로 활용되기에 다소 부족해 보이는 트렁크의 용량도 기자의 입장에서는 약간 아쉬운 부분이었다.

다만 이 차는 패밀리 카보다는 의전용 차의 운영 목적으로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서 언급한 아쉬움은 크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의전용 차로만 목적을 한정한다면 앞서 언급했던 뒷좌석의 부가 기능이나 운행의 편의성 등을 고려할 때 LM500h는 최고급 의전용 자동차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한 차다.

누군가가 그런 얘기를 했다. 비싼 것이 정확하다고. 2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LM을 타보니 '비싼 값어치를 제대로 하는 차', '사업가의 능력을 더 키워줄 수 있는 차'라고 정의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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